[IB토마토]미래에셋증권, 1천억 자사주 매입 뒤…예외 조항이 키운 물음표
소각·배당 병행하며 정관엔 예외 조항
주주가치·경영 유연성 사이 시각차
2026-04-14 06:00:00 2026-04-14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0일 14: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미래에셋증권(037620)이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취득 기간은 지난 1월27일부터 4월2일까지다. 회사는 이 기간 보통주 103만8606주와 우선주 206만9260주를 사들였다. 표면적으로는 주주환원 강화 행보다. 다만 불과 2주 전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도 경영상 목적에 따라 처분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정관에 담은 점과 맞물리면서 해석이 엇갈린다. 이번 매입이 순수한 주주환원이라기보다 향후 경영 활용까지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미래에셋증권)
 
소각 이어갔지만…정관 개정이 남긴 물음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7일 올해 초 발표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한 금액에 최대한 근접한 수준으로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600억원, 2우선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주식은 총 1억2728만3932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8.03% 수준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완료 이후에도 자사주 소각 의무를 우회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주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새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계속보유로 분류한 자기주식은 보통주 1억2079만주, 우선주 801만주로 합계 1억2880만주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보유 자기주식의 약 94.5%에 해당한다. 다만 해당 수치는 2026년 상반기 취득·처분·소각 계획을 반영한 잔여 물량으로, 전량이 장기 보유로 확정됐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지난달 24일 열린 미래에셋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현금배당 1742억원(보통주 기준 300원)과 주식배당 (약 2903억원) 등을 포함한 대규모 이익배당 정책이 통과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도 단행했다. 개정된 정관 내용에는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시설투자 등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이사회 결의로 자사주를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이에 대해 "상법상 자기주식 소각 의무에 대응하기 위한 근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제 3차 상법개정안은 신규 취득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도 1년 6개월 내 소각하는 것이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정관 변경을 두고 자사주 소각 의무를 사실상 비켜가기 위한 장치라는 시각도 나온다. 소각 대신 다양한 활용 명목을 열어두면서 자사주를 계속 보유·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자사주 소각을 주주환원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임직원 보상이나 전략적 활용 가능성까지 키운 셈이어서 주주환원과 보상 정책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사처럼 비교적 성숙 단계에 접어든 업종일수록 자사주를 통한 주주환원 요구가 큰 만큼, 자사주 활용에 대해서도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낮았던 찬성률, 국민연금도 제동
 
주주총회 결과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주주총회 결과의 안건 찬성률을 살펴보면 정관 변경안(집중투표제 배제 제외)과 김미섭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안은 86% 수준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다른 안건들이 97% 이상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특히 자사주 활용과 직결된 정관 변경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는 점은 주주들의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주요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7.96%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주총을 앞두고 김미섭 사내이사 선임안과 자사주 관련 정관 변경안 등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특히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취득한 뒤 이를 임직원 보상에 활용하는 점이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자사주 소각과 이사 임기 관련 안건에 대해서도, 개정 상법의 취지를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번 논란은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자사주 활용 범위를 넓히는 정관 변경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정책 신뢰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중장기 소각 목표는 유지할 것"

 

미래에셋증권은 이와 관련해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주주환원성향 35% 이상'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금 4645억원과 자사주 소각 1702억원을 포함해 주주환원율 40.4%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아울러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30년까지 총 발행주식의 1억주 이상을 소각할 계획이다.
 
다만 실행 방식에서는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CFO는 지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항상 최선의 전략은 아닐 수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단기적인 소각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중장기 소각 목표는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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