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주주 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로 한국형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역사를 쓴
오스코텍(039200)이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를 완전 자회사로 추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오스코텍은 핵심 파이프라인 조기 기술이전으로 초반 수익성을 확보하고 제노스코 잔여 지분 인수를 통해 주주가치를 올린다는 입장입니다.
오스코텍은 26일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주주들과 기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과 임시주총 안건을 설명했습니다.
간담회는 임시주총 소집을 두고 격해진 소액주주들을 의식해 마련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오스코텍 일부 주주들은 임시주총 일정, 특정인의 지분 투자 회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오스코텍과 갈등을 빚은 바 있습니다.
이날 간담회의 가장 큰 화두는 제노스코 100% 자회사 편입 추진이었습니다. 제노스코는 미국에 자리한 오스코텍의 자회사입니다. 오스코텍이 지분 59.12%를 쥐고 있으며 나머지 40.88%는 비상장 지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유한양행(000100)이 허가받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원개발사입니다. 두 회사는 2015년 유한양행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에 레이저티닙을 이전했습니다. 바이오텍에서 시작한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제약사로 이전된 한국형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오스코텍이 제노스코를 품으려는 시도는 한국거래소 결정으로 본격화했습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제노스코가 제출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모회사 오스코텍과 사업모델이 동일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제노스코 잔여 지분을 인수하려면 오스코텍의 발행주식총수 증가는 필수적입니다. 현재 정관상 오스코텍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총수는 4000만주입니다. 오스코텍은 다음달 5일 임시주총에서 정관을 고쳐 발생주식총수를 5000만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합니다. 발행주식총수를 늘리는 건 기발행주식 수가 3800만주로 발행 가능한 주식의 95%를 넘긴 영향입니다.
오스코텍은 "전략적 또는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할 예정"이라며 "수권주식 수 확대는 오로지 향후 1~2년 내 제노스모 잔여 지분 매입을 위해서만 사용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노스코 100% 자회사 편입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주주가치 극대화와 지배구조 단순화입니다. 현 상황에서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얀센의 레이저티닙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입니다. 유한양행이 60%를,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20%씩 수령하는 구조인데 제노스코 지분 중 40% 이상이 비상장 지분인 탓에 순이익 중 일부가 연결재무제표상 비지배주주 이익으로 인식됩니다. 예컨대 제노스코가 100억원의 순이익을 내더라도 41억원가량은 오스코텍 몫이 아닌 셈입니다.
오스코텍은 이 자리에서 연구개발 전략도 공개했습니다. 골자는 핵심 파이프라인 조기 기술이전과 신규 모달리티 확보입니다.
조기 기술이전 첨병 역할을 맡을 파이프라인은 아델과 함께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입니다. 오스코텍은 이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한편 외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비도플레닙'과 '덴피본티닙' 외부 개발 가능성도 타진할 계획입니다.
제노스코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기술이전 중심의 파이프라인 고도화는 이어집니다. 제노스코와의 파이프라인 통합에서 가장 큰 특징은 섬유화 질환 타깃입니다. 오스코텍는 제노스코가 임상시험 1상 단계까지 끌어올린 'GNS-3545'와 자체 파이프라인 'OCT-648'로 특발성 폐섬유증과 신장 섬유증 등의 질환 타깃을 목표로 설정하고 라이선스 아웃도 함께 노리기로 했습니다.
단계별 조기 기술이전의 종착점은 내성항암제 개발과 신규 모달리티 창출입니다. 예상 시기는 오는 2030년입니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2030년까지 전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 중 최소한 2개는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후에는 내성항암제와 섬유화 타깃 파잎라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저분자화합물 개발만을 주로 해왔는데, 항체나 펩타이드 등 새로운 모달리티를 준비하고 검토할 것"이라며 "2030년 전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술둘을 도입하거나 합병하는 등 파트너링을 통해 신규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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