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이어 석화도…중국산 ‘반덤핑’ 제소
LG화학, 부틸 아크릴레이트 반덤핑 제소
국내 부틸 아크릴레이트 판매 물량 30%↓
2025-10-23 13:43:20 2025-10-23 14:38:24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맞서 무역 제소에 나서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철강업계가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실적이 일정 부분 개선세를 보이면서, 가격 경쟁력 약화로 한계에 직면한 석화업계 역시 무역 제소를 돌파구로 삼으려는 분위기입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LG화학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 (사진=LG화학)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와 석화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산 부틸 아크릴레이트 제품에 대한 무역위원회의 반덤핑 조사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이는 LG화학이 지난 7월 무역위원회에 제소를 제기한 데 따른 것입니다.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조사 필요성을 검토한 끝에 신청을 정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LG화학이 제출한 반덤핑 조사 신청서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4년 국내 부틸 아크릴레이트 내수 물량은 약 7.5% 감소했으며, 판매 물량은 30% 이상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 물량은 25% 가까이 증가했지만 수입 금액은 17.5% 감소했습니다. LG화학은 이를 토대로 중국산 제품의 덤핑률을 19.17%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틸 아크릴레이트는 아크릴산과 부탄올을 원재료로 제조한 고분자 유기화합물로, 접착제·ASA 수지·도료·아크릴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물질이 유리 상태에서 고무처럼 부드럽게 변하는 온도인 유리전이온도(Tg)가 낮아 제품의 내구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LG화학이 유일합니다. 
 
앞서 중국은 정부 주도로 2020년부터 석유화학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에틸렌 생산능력은 2020년 3227만톤에서 지난해 5440만톤으로 급증, 전 세계 증설 물량의 약 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는 이 같은 중국발 공급 과잉이 글로벌 가격 하락을 초래해 국내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석화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철강업계는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가격이 일부 안정화됐습니다. 정부는 올해 중국산 후판에 최대 34.1%,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최대 33.57%의 반덤핑 관세를 각각 부과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 8월 기준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지난해 9만7735톤에서 5만515톤으로 약 48% 감소했습니다. 증권업계는 “수입산 규제로 열연을 중심으로 시세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평균판매가격(ASP)이 톤당 약 1만5000원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반덤핑 무역구제 조사 신청 건수는 총 12건(품목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10건)를 넘어섰습니다. 조사 품목은 철강, 석유화학 등 글로벌 공급 과잉이 이어지는 분야가 대부분입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과잉 설비로 인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LG화학의 제소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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