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3년치 수주 물량으로 도크가 가득 찬 K-조선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해외 생산기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업 부흥 정책을 내세운 해외 신흥시장까지 부상하면서, 추가 수주를 위해서는 도크 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인수한 두산비나 공장. (사진=HD한국조선해양)
25일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조선소의 상반기 가동률은 모두 10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조선 부문의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107.6%,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01.2%, 116%입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해 도크 가동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추가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와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해 인도, 모로코 등 각국이 조선업 부흥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한화가 지분을 매입한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일 두산에너빌리티베트남(두산비나)을 약 29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를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와 아시아 지역 항만 크레인 사업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액화천연가스(LNG)·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면서 국내 시설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워진 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HD현대는 동남아를 비롯해 최근 조선업 신흥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와 모로코까지 해외 거점을 확대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베트남과의 합작 조선소인 HD현대베트남조선 운영 기간을 기존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인도 코친조선소와의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또 모로코 카사블랑카 조선소 운영권 입찰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심해용 부유식 LNG 생산설비 표준모델. (사진=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시작으로 브라질·싱가포르·호주 등과 협력을 확대 중입니다. 한화오션은 브라질에 신규 법인을 세우고 브라질 국영 원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입찰에 참여하며, 현지 생산 요건에 맞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니테로이 현지 조선소와 협력 관계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제조사 다이나맥을 인수하고, 호주의 조선·방산업체인 오스탈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부터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과 조선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선박 기술과 페트로베트남의 현지 생산시설을 결합해 유조선이나 화학제품 운반선 등을 건조한다는 구상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해양 산업 점유율 확대와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조선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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