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단과 코스맥스가 함께 조성한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 생물다양성 공원 모습. (사진=환경재단)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심었습니다."
환경재단과 코스맥스가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진노랑상사화'를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한 뜻깊은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양 기관은 최근 화성특례시 향남제약공단 내에 '1호 생물다양성 공원'을 조성하고, 진노랑상사화를 비롯한 자생식물 21종 약 2000주를 식재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이번 사업은 기후위기 시대에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이를 실천하는 상징적인 시도입니다.
산업단지 한가운데 생물다양성 공원이 생겨
이번에 조성된 공원은 단순한 조경사업이 아니라, 개발과 산업화로 단절된 도시 내 녹지를 생태적으로 연결하고 멸종위기 식물의 서식처를 확장하려는 목적에서 추진됐습니다. 환경재단은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가운데, 동물 중심의 보전 활동에 비해 식물 보전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인식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생물다양성 공원을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공원은 향남제약공단 내 약 120평 규모의 부지에 조성됐으며, 환경재단과 코스맥스 임직원들이 직접 식재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진노랑상사화 외에도 부처꽃, 왕관쑥부쟁이, 산비늘사초, 큰뱀무 등 21종의 자생식물이 식재됐으며, 이 중 6종 300주는 국립세종수목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아울러 이달 말에는 공단 내 어린이집 원아들을 대상으로 기후위기와 멸종위기 식물의 의미를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진노랑상사화 복원의 상징성과 보전의 중요성
진노랑상사화(Lycoris chinensis var. sinuolata)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봄에는 잎이, 여름에는 꽃이 피어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독특한 생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식물'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식물은 전남 불갑산, 전북 내장산 등지의 습윤한 계곡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으나, 탐방로 인근에 분포해 있어 인간 활동에 취약한 편입니다. 또한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 환경 변화나 생태 교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연구에 따르면 진노랑상사화는 집단별로 고유한 유전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단 하나의 군락이 훼손되더라도 전체 유전자 다양성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번 공원 조성은 식물 보전을 넘어 생태계 전체를 복원하는 데 의미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단에 심은 생태 회복의 씨앗
환경재단과 코스맥스는 이번 1호 공원 조성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중 화성특례시 내에 '2호 생물다양성 공원'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단절된 도시 녹지를 생태적으로 연결하고, 멸종위기종이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나아가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지역 생태 보전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생물다양성 공원은 단순히 식물을 심는 공간이 아니라, 생태계의 회복력을 키우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스맥스 측도 "화장품 원료의 상당 부분이 자연에서 비롯되는 만큼, 생물다양성 보전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앞으로도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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