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브리핑에서 선정 기준으로 △기술력·개발 경험 △개발 목표의 우수성 △파급 효과 △주관 기관 역량 △실질적 기여도를 종합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선정 결과. (그래픽=뉴스토마토)
네이버·LG·업스테이지, 이변 없었다
네이버클라우드 정예팀은 네이버(
NAVER(035420)), 트웰브랩스, 서울대, KAIST, 포스텍 등과 함께 텍스트·음성·이미지·영상 통합 AI '옴니'를 개발합니다. 옴니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 비디오 데이터를 통합 이해·생성하는 AI로, 이 팀은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누구나 AI를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다년간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경험으로로 우수한 경영 역량 인정받은 점, 주관 기업 자체만으로 풀스택 AI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됐습니다.
업스테이지 정예팀은 스타트업 주관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는데요. 노타, 플리토, 뷰노 등과 함께 '솔라 WBL'이라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술 주권을 확보한다는 목표입니다. 다양한 사전학습 데이터와 독자AI 모델 개발 경험을 보유한 점이 선정 결과에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학습코드까지 공개하는 오픈소스 전략이 특장점으로 꼽혔습니다.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팀은 LG CNS(
LG씨엔에스(064400)),
이스트소프트(047560), 뤼튼테크놀로지스 등과 프론티어 AI 모델을 개발해 풀스택 산업 생태계 조성과 산업별 대표 사례 창출에 집중합니다. B2C·B2B·B2G를 아우르는 각 분야별 서비스 선도 사례를 창출해 산업 현장의 AX도 가속화할 방침입니다. 최근 공개원 엑사원 4.0 모델이 글로벌 벤치마크 평가에서 다른 모델 대비 나은 성과를 보인 점과 인턴십 운영을 통해 인재 양성에 힘쓴 점이 주목 받았습니다.
SKT·NC AI 선전 눈길
SK텔레콤 정예팀은
크래프톤(259960), 포티투닷, 리벨리온 등과 함께 '포스트-트랜스포머 모델'을 개발해 B2C와 B2B 서비스를 강화합니다. 국민 AI 접근성을 높이고 산업 전반의 AI 전환(AX)을 촉진한다는 전략인데요. 주관기업이 자체 LLM 개발 경험을 보유한 점, 통신사가 보유한 B2C 능력을 공공서비스 분야에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NC AI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포스코DX, 고려대학교 등과 200B 파라미터급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제조·로봇·콘텐츠 분야 특화 AI 플랫폼 '도메인옵스'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주관 기업이 AI 산업화 의지를 보인 가운데, 도메인 옵스 등으로 B2B B2G에서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5개 정예팀 모두 데이터 지원을 신청했는데요. 정부는 이에 데이터 공동구매(100억원), 방송영상 데이터(200억원), 팀별 데이터셋 구축비(28억원)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경우, 자체 공급사로 참여한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팀이 필요한 GPU 지원을 받게 됩니다. 지원 규모는 올해 기준 B200 512장 혹은 H100 1024장 규모입니다. 업스테이지 정예팀은 정부에 인재 분야 지원을 희망하면서 관련 비용을 정부가 매칭 지원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기업에도 기회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떨어진 기업들도 다른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탈락 팀이 이번 평가에 대한 이의 신청을 10일간 접수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 평가에 중대한 실수나 오류가 있었다면 이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카카오·KT 등 고배
이번 심사에서 카카오와 KT 팀은 고배를 마셨는데요. KT는 총 18개 기관이 참여한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적 AI를 표방한 LLM '믿:음 2.0'을 중심에 내세웠고, 카카오는 고성능 경량 멀티모달 및 MoE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실용성과 기술 자립이라는 전략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번 결과는 대형 ICT 기업 간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네이버는 일찌감치 ‘소버린 AI’를 내세우며 독자 기술에 집중했고, SK텔레콤도 자체 개발한 A.X 시리즈 모델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선보였습니다. 반면 최종 선택에서 떨어진 카카오와 KT는 각각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통한 기술 확보 전략을 병행했지만 정부가 요구한 ‘독자 기술력’ 입증에서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 밖에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모기업 모레, 삼일회계법인, 서울대, KAIST 등과 연합해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AMD 기반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개발을 내세웠습니다. 올해 2월 출범한 신생 기업이지만, 1000억 파라미터급 LLM을 주도했던 핵심 인력을 앞세워 이른바 ‘언더독의 반란’으로 주목받으나 고배를 마셨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사이냅소프트, 알체라, 페블러스 등 AI 스타트업과 함께 학교·산업단지·동남아 연계 모델을 제시하며 전국 단위의 AI 인프라 확산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텍스트와 영상 AI를 모두 아우르는 독자 기술력을 갖추고도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박재연·신상민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