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 국내 대기업집단의 그룹 내 계열사 간 매출(내부거래 매출) 비중이 전년보다 증가한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부거래가 매출 100%를 차지한 기업도 8곳이나 됐고 20곳은 내부거래가 8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 도심 속 마천루의 모습. (사진=뉴시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92개 대기업집단 중 동일인(총수)이 자연인인 81개 그룹 3276개 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국내외 총매출(1947조1645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은 730조3833억원으로 37.5%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 국내외 총매출(1902조4241억원) 중 내부거래 금액(644조2172억원) 비중 33.9%에 비해 3.6%p 상승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 중 국내 계열사 간 거래는 234조611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21.8%였습니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전체의 18.8%(617곳)였습니다. 이들 계열사의 지난해 국내외 총매출은 1027조81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인 52.7%를 차지했습니다. 또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체 매출의 39%를 차지했습니다. 이 역시 전년(37.5%)보다 1.5%p 상승한 수치로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계열사들의 내부거래(31.5%)보다도 7.5%p 높았습니다.
다만,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했습니다. 이들 계열사의 국내 매출액은 582조2111억원으로 이 중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94조8784억원(16.3%)이었습니다. 이는 전년(17.6%) 대비 1.3%p 감소한 수치입니다. 리더스인덱스는 “2023년 ‘독립경영 인정제도 운영지침’ 개정안 실행으로 친족 범위가 축소되면서 오너 일가 지분 보유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내부거래 비중 상위 10개 그룹.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면,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국외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2023년 386조4490억원에서 지난해 444조9128억원으로 15.1% 증가했고, 내부거래 비중도 66.8%에서 68.7%로 높아졌습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385개 계열사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20.3%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100%인 계열사는 △오케이금융그룹의 오케이데이터시스템 △사조그룹의 사이렌, 농업회사법인일우농원 △빗썸그룹의 온가드 △에코프로의 데이지파트너스 △애경그룹의 에이엘오 △한진그룹의 청원냉장 △영원그룹의 오픈플러스 건축사무소 등 8곳입니다. 내부거래 비중이 90%인 계열사는 13곳, 80% 이상은 7곳에 달했습니다. 반면, 내부거래가 전혀 없는 계열사는 91곳이었습니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중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방건설그룹(65.9%)이었습니다. 대방건설의 국내 매출액 3조544억원 중 2조128억원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서 발생해 비중이 전년(42.5%)보다 23.4%p 상승했습니다.
이어 SK그룹(55.3%), HD현대그룹(43.6%), 에코프로그룹(41.8%), 현대자동차그룹(37.9%) 순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습니다. 이들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을 전년과 비교하면 SK그룹과 HD현대그룹은 각각 5.4%p, 0.5%p 높아졌고, 에코프로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각각 13.0%p, 1.4%p 낮아졌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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