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수신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걸어두고 있어 실질 금리가 1%대에 불과한 반면 인뱅에서는 별도의 조건 없이 2%대 중반의 상대적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어서입니다.
우리은행 예금금리 1.95%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두루두루정기예금' 기본금리는 1.95%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뱅킹을 통해 신규로 거래한 경우에 한해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2.05%까지 금리를 제공하긴 하지만 조건을 채우기 쉽진 않습니다. 또 KB국민은행 '일반정기예금' 기본금리는 2.25%,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정기예금' 기본금리도 2.10%로 대부분 2%대 초반대를 보이며 기준금리 2.50%를 밑돌고 있습니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적인 1년 만기 예금금리를 보더라도 기본금리는 2.15~2.58%에 불과합니다. 전달 2.59~2.76%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44%p, 0.18%p씩 떨어졌습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NH농협은행 'NH고향사랑기부예금' 기본금리가 2.15%로 가장 낮았고,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이 2.20%로 뒤를 이었습니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기본금리가 2.55%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습니다.
최고금리(기본금리+우대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NH농협은행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2.85%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2.50%, KB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2.55%,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2.55%,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2.55% 순으로 대부분 2%대 중반입니다.
다만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이 변수입니다. 'NH고향사랑기부예금'의 경우 우대금리 조건인 △고향사랑기부금 납부고객(0.5%p) △만65세 이상 고령자 우대(0.1%p) △만19~34세 MZ고객 우대(0.1%p) △고향사랑 특별금리(0.1%p) 등을 충족해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인뱅은 연령대나 신용카드 이용 내역, 첫 거래 실적 등 별도의 복잡한 우대금리 조건 없이도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지급합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 금리가 2.75%로 가장 높았으며 카카오뱅크 '정기예금'도 2.70%로 2%대 후반을 기록했습니다. 3개월, 6개월 만기 정기예금만 제공하는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도 2.50%로 집계됐습니다.
전달 기준 케이뱅크 예금금리가 2.90%, 카카오뱅크 2.87%, 토스뱅크 2.70%였던 점을 고려하면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예금금리 인하 속도가 가파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향후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할 경우 예금금리는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고 앞으로도 내려갈 거란 기대감이 있다 보니 은행채 포함한 시장금리도 반응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은행 예금금리도 떨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예금 운용 고객들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50%에서 2.50%까지 1%p 인하했는데요. 한은 금통위가 올해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예금금리는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9일 열린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앞으로 3개월 이내 현재 금리 연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인뱅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계속될 경우 현재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기 어렵긴 하지만, 애초부터 시중은행 대비 예금금리가 높은 편이라 금리를 소폭 내리더라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인뱅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특성상 아무래도 지점이 없어 인건비나 집기류 등 투입되는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수시 입출금 통장 금리나 예금금리 자체가 높은 편"이라며 "시중은행들은 조달비용 절감을 위해 예금금리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경향이 있어 금리 인하기에도 인터넷은행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분을 반영해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1%대로 떨어진 데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까지 내걸고 있어 상대적으로 2%대 후반을 나타내는 인터넷은행 예금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금리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 지폐를 검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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