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계 뚜렷…‘갈라치기’ 이미지 숙제
대학가 중심으로 '이준석 보이콧' 움직임 일어
향후 '보수 재편'서 존재감 희미해질 듯
2025-06-04 06:00:00 2025-06-04 06:00:00
[뉴스토마토 이선재 인턴기자] '새로운 보수'를 외치며 제21대 대선에 뛰어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정치 실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6·3 대통령선거의 지상파 3사(MBC·KBS·SBS) 공동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는 7.7%에 그쳤습니다. 이에 따라 선거비 절반 보전 기준인 10%의 벽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 후보의 '갈라치기' 논란은 이 후보의 과제로 남을 전망입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피날레 유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 벽 못 넘었다…토론 발언 '결정적'
 
이 후보는 '깜깜이 기간' 직전 조사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0% 언저리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지난달 27일 마지막 대선 후보자 TV 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여성 성폭력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연일 뭇매를 맞았습니다.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8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26~27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0%포인트·무선 ARS) 대선 4자 대결에서 이 후보는 10.1% 지지를 얻었습니다. 같은 날 공표된 <SBS·입소스> 여론조사(25~27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무선 전화면접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10%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래픽=뉴스토마토)
 
해당 여론조사에는 이 후보의 TV토론 발언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TV토론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발언한 지 3일 만인 지난달 30일 오전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그는 이날 당원 대상 뉴스레터에서 "3차 TV토론 중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심을 안겨드렸다"라며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습니다.
 
민심은 싸늘했습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갈라치기'에 반대하는 '이준석 보이콧'이 일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이 후보의 '학식 먹자' 행사가 진행된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유세 현장에서 일부 학생들은 '의혈은 혐오를 용납하지 않는다', '혐오 정치 조장하는 이준석은 물러가라' 등의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습니다. 같은 날 서울 신촌 유세 현장에서도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들이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 지난 1일 서울역 유세에서도 시민들은 '위선과 혐오로 청년 정치를 더럽히지 마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습니다.
 
대선 이후 존재감 하락할 듯…"통폐합될 수도"
 
이 후보는 '보수 재편'을 필두로 선거 운동에 임했습니다. 극우화된 보수 진영을 다시 건강한 보수로 돌려놓겠다는 취지입니다. 선거 운동 슬로건도 '압도적 새로움'이었습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윤석열씨 탄핵에 찬성했다는 점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차별점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지금 국민의힘은 이미 본질을 잃었다"라면서 "윤석열·황교안·전광훈 연합 세력, 비상계엄과 부정선거를 외치는 극우 정치의 중심이 된 그곳은 더 이상 보수도 아니고, 정당도 아니다"라며 비판했습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유세에서 시민들이 이 후보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 후보가 출구 조사에서 10% 미만의 지지를 얻으면서 향후 보수 재편 과정에서의 존재감은 희미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막판에 성폭력 언어 문제도 있었고, 국민의힘 지지자를 자기 지지자로 끌어오지 못했다"라면서 "탄핵 찬성은 했는데 그 이후에 어떤 식으로 보수를 더 건강하게 재편할 수 있을지 비전에 확신을 주지 못했다"라고 패배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채 교수는 "대통령제는 양당 체제로 수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10% 이하로 득표하게 되면 (국민의힘과) 통폐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미래가 밝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이 후보가 내걸었던 여러 가지 보수 재편이라는 목표가 달성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의 젊은 나이는 향후 대선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으로 점쳐지기도 합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 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이 후보의 최대 장점은 40세라는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73세에 당선됐는데, 5년마다 대선이 있으면 (이 후보는) 6번 더 나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최 소장은 "향후 보수 재편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당권을 잡게 된다면 이 후보가 한 전 대표 세력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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