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충격에 중 꼼수 수출까지…벼랑 끝 철강업계
철강업계 연속 ‘셧다운’ 사례
건설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천문학적인 전기요금도 원인
중, 관세 회피 컬러 후판 판매
2025-05-27 15:43:18 2025-05-27 15:48:19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건설 경기 침체, 공급과잉, 원가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던 동국제강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 공장의 철근 생산을 한 달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현대제철과 포스코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 시장을 향한 중국의 꼼수 수출까지 겹치면서, 철강업계가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조선용 후판 제품. (사진=뉴시스)
 
최근 국내 철강업계에서 공장 ‘셧다운(중단)’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동국제강은 건설 경기 악화와 만성적인 공급과잉, 여름철 전기료 상승 등을 이유로 인천 공장의 철근 생산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단일 공장 기준으로 국내 철강 공장 가운데 가장 많은 철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현대제철이 사상 처음으로 인천 철근공장 가동을 멈춘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현대제철은 시황 악화로 인한 감산 조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포스코도 중국산 철강재 등을 이유로 포스엠씨(PosMC)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이처럼 공장 ‘셧다운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황 회복은 녹록지 않습니다. 특히 철근 수요의 핵심인 건설업이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4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4.8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건설사가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철근 공급 과잉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877만톤으로 전년(827만톤) 대비 증가했습니다. 2022년 675만톤에서 2년 연속 늘어난 수치입니다. 천문학적인 전기요금도 부담입니다. 2023년 기준 동국제강은 2500억원, 포스코는 약 5000억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전기료로만 무려 1조84억원을 지출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이 산업부의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일반 후판에 녹 방지 페인트를 칠해 관세 대상이 아닌 ‘컬러 후판’으로 위장해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계속 오르면서 전기세 부담이 커지고 있고, 이제는 중국산 ‘짝퉁 후판’까지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실정”이라며 “건설 경기까지 바꾸긴 어렵지만, 전기요금 감면이나 편법 수출 차단을 위한 통관 단속 등 현실적인 대응책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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