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난 17일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대형 화재로 타이어 생산이 중단되면서 금호타이어의 올해 목표인 ‘매출 5조원 달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20%를 담당해오던 광주공장이 이번 화재로 60% 가량 소실됨에 따라 시설 복구보다는 그동안 추진해 오던 공장 이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사흘째인 19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이 잿더미로 변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호타이어는 이번 화재로 광주공장의 타이어 생산을 중단했다고 19일 공시했습니다. 금호타이어 측은 “현재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경영진 등 임직원이 조속한 사고 수습 및 복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미정인 상황입니다.
연간 약 12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해 온 광주공장의 연간 매출액은 8916억97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4조5321억원 중 약 20%에 해당합니다. 주요 생산기지의 화재로 금호타이어의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간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광주공장의 물량을 인근 전남 곡성공장 등에서 대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가동률이 이미 99% 수준으로 높아 무리가 있습니다. 해외 공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특히 광주공장은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고성능 타이어를 주력 생산해온 터라 예상보다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화재로 공장의 60% 가량이 소실되면서 공장 이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장을 다시 지을 경우 생산설비를 구축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2년 전 대전공장 화재 사고를 겪은 한국타이어도 공장을 다시 지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시 불에 탄 대전공장은 반년여 만에 철거됐지만, 부지는 여전히 빈 땅으로 남아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9년부터 공장 이전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함평군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토지 500만㎡를 매입했습니다. 기납부한 계약금(10%)을 제외한 잔여금은 2029년10월까지 분할 납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진척이 더뎠는데, 이번 화재 사고로 지자체 협의 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재가동 여부 등은 완전 진화 후 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며 “지역사회의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했습니다.
한편, 이번 화재는 광주공장 내 타이어 핵심 재료가 모여있는 정련공장 구역인 2공장(서쪽)에서 원인 불명의 불꽃이 튀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국은 화재 진화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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