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연임' 정원오 성동구청장 "서울시장·국회의원 출마 여부 고민"
서울 유일 민선 8기 '3선 구청장'…내년 재도전 불가
"성수동 도시재생 기억 남아…공공 셔틀버스 운영"
"외국인 대신 필수노동수당…생활권 도시에 중점"
2025-05-26 06:00:00 2025-05-26 07:28:30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성동구청장으로 3선을 했습니다. 서울시장이나 국회의원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을 할 때가 됐습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고 있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서울에 있는 25명 구청장 가운데 유일한 3선 연임 구청장입니다.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11년째 성동구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정 구청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입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의 연임은 세 번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임기를 마친 정 구청장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요. 정 구청장은 지난 15일 구청장 전략회의실에서 이뤄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구청장 임기 종료 후 서울시장이나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그렇다고 정 구청장이 벌써부터 성동구청장으로서의 업무를 태만히 하는 건 아닙니다. 정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도시재생을 통해 성수동이 이제는 세계적인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게 됐다"며 "성동구는 어린이집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시설이 많아 서울 내 출산율 1위"라고 말했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15일 구청장 전략회의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2014년부터 3선 구청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정책은 무엇입니까.
 
성수동 도시재생입니다. 과거 성수동 공장 건물의 재료인 붉은 벽돌로 건축물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제공해 성수동의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사업도 했죠. 그 결과 성수동이 이제 세계적인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게 됐어요. 영국의 '타임아웃'이라는 유명 여행 잡지가 지난해 성수동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38개 중 4위로 꼽은 겁니다. 지난해 성수동을 찾은 외국인이 300만명이 넘고, 내국인은 3000만명이 방문했습니다. 
 
민선 8기 중점 추진 정책은 무엇입니까.
 
'생활권 도시 사업', 다른 말로는 '15분 도시 30분 출퇴근'입니다. 생활권 도시에서 구민은 문화·여가·돌봄·공공 서비스 등 생활의 필수 기능을 15분 걸려 다닐 수 있는 거리 내에서 제공받습니다. 출퇴근도 30분 내에 마치게 됩니다. 여기에는 마을버스가 필요하지만, 서울시가 신규 노선을 거의 허가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청은 지난해 10월 '성동구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성공버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노원구가 벤치마킹했고, 다른 지역들도 곧 다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시민들 전체의 삶이 나아지는 거죠. 
 
서울 내 출산율 1위의 요인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결혼해서 아이 키우려는 분들은 어린이집 가까운 동네, 구립 어린이집들이 잘되어 있는 곳을 먼저 찾아요. 그리고 집에서 직장이 비교적 가까워야 합니다. 성동구는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시설들이 많고, 생활권 도시입니다. 그래서 30대가 성동구에서 신규 아파트를 구입하게 되고, 그게 결국 출산율로 연결이 되는 겁니다. 
 
반지하 주택 전수조사 등 주거정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수조사 후 위험한 주택에 차수판과 개폐형 방범창을 만들고, 스마트 환풍기를 부착했으며 소화기를 설치했습니다. 올해는 반지하와 옥탑에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 용품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지난해부터 마을버스 기사 등에게 주는 '필수노동수당'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성동구는 요양보호사에게 건강보험료, 마을버스 기사에게 월 30만원의 '필수노동수당'을 지원하고 있어요. 지원 이후 기사를 구하는 어려움이 줄어들었습니다. 필수노동수당 지원책을 시행하면 돌봄 인력도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필리핀 가사노동자 등 외국인을 데리고 오기만 하는 정책은 사안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발상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해요. 
 
활발한 소통으로 유명하십니다. 소통에서 무엇을 중점으로 삼고 있습니까.
 
중점이 있는 게 아닙니다. 소통은 그냥 일상이죠. 매일 아침 저에게 오는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나 문자 메시지 등 모든 민원을 읽고 퇴근 때 답합니다. 구청장 그만두면 '소통하고 싶어서 어떻게 하나' 그게 걱정입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다시 도전할 수 없으십니다. 앞으로 서울시장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실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이제 고민을 해야 하고, (고민)할 때도 됐습니다. 하지만 그게(출마가) 제가 마음먹는다고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고 있습니다.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제가 민선 6기 지방선거 때 구청장이 되겠다고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쓰는 캐치프레이즈가 '늘 곁에서 힘이 되겠습니다'입니다. 늘 곁에 있는, 힘들 때와 즐거울 때 모두 얘기할 수 있는, 친구 같은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15일 구청장 전략회의실 안 '성동구 스마트 정책소통방'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 구청장은 전략회의실에 있는 '성동구 스마트 정책소통방'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면서) 모니터에 뜬 성동구의 연도별 예산 추이에도 나타나듯이, 윤석열정부의 감세 기조는 성동구의 재정에도 피해를 끼쳤습니다. 저희 예산이 2022년 9550억원에서 2023년 9158억원으로, 거의 400억원 줄었습니다. 올해는 8317억원입니다. 그동안 필요해서 짰던 예산 항목들을 어떻게 줄이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더 큰 무대에서 정치를 하게 된다면 이런 걸 다 개선하고 싶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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