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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 인식 주간 2025' 맞아 세계 안과계 공동 캠페인
2025-05-22 08:59:15 2025-05-22 14:23:54
‘근시 인식 주간 2025’ 캠페인. (사진=BHVI)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5월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 중인 ‘근시 인식 주간 2025(Myopia Awareness Week 2025)’를 맞아, 세계 안과계가 공동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근시 인식 주간’ 캠페인은 급증하는 근시 유병률을 경고하며,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시력 저하를 막자는 글로벌 운동입니다. 
 
이 캠페인은 호주의 브라이언홀든시력연구소(BHVI)와 안과 전문 플랫폼인 Review of Myopia Management가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의 안과학회나 기업이나 단체, 기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근시는 안축(眼軸, eyeball length)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면서 망막 앞에 상이 맺히는 굴절 이상을 말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근시의 발병은 보통 7세에서 16세 사이에 발생하며, 이 시기에 발달 중인 눈이 축 방향(앞에서 뒤로)으로 과도하게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빛에 민감한 조직인 망막에 이미지를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먼 물체의 이미지가 망막 앞쪽의 특정 지점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이로 인해 근거리 시력은 좋지만 원거리 시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어린이·청소년기에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방치할 경우 고도근시로 진행돼 망막박리, 녹내장, 황반변성 등 실명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이베트 와델(Yvette Waddell) BHVI 대표는 “지금까지 근시에 대해 우리가 알게 된 것만으로도 행동에 나설 이유는 충분하다”라며 “의학적으로도 근시는 예측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고 강조합니다.
 
국제 근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근시 인구는 2010년 약 20억명에서 2050년에는 5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학업,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 실내 중심 생활, 자연광 노출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올해 펼치는 근시 인식 주간의 핵심 메시지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행동 변화’입니다. 주최 측은 “2025년 근시 인식 주간을 맞아 모든 분들이 근시 예방 및 관리에 필수적인 네 가지 습관을 실천해 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근시의 발병. (사진=미국 NIH)
 
근시, 함께 이야기를 나눌 것. 근시의 위험, 예방 전략, 치료 기술의 최신 동향에 대해 동료, 부모, 자녀, 특히 안과 전문의와 열린 대화를 권장합니다.
 
근시를 중요하게 여길 것. 근시 관리를 일상 생활의 일부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고, 최신 치료법과 관리 기술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하세요.
화면 사용을 현명하게, 시력을 건강하게. 건강한 화면 사용 및 근거리 작업 습관을 장려하고, 매일 야외 활동을 하며, 스마트폰 및 전자 기기에서 화면 사용 시간을 줄이는 도구를 활용하세요.
명확한 시력을 위해 정기 검진 받기. 근시의 조기 발견과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으세요.
 
이들 수칙은 실제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합니다. 낮 시간 자연광 노출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구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수십 편의 연구 논문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근거리 작업은 안구 조절근의 긴장을 유발해 근시 진행을 가속화하므로, 주기적인 휴식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발표한 아동 행동 지침에서 2세 미만은 스크린을 아예 피하고, 2~4세는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신체 활동과 수면, 놀이 중심의 일상 구성이 근시 예방에 유익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안과학회는 20-20-20 규칙을 공식 권장하며, 장시간 화면 사용에 따른 안구건조증, 근거리 피로, 가성근시 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세계소아안과 및 사시학회(WSPOS)는 ‘근시 예방 합의 성명(2023)’을 통해 ▲하루 2시간 이상 실외 활동 ▲밝은 조명에서의 독서 ▲근거리 작업 시 시간 제한 등 과학적 기준에 입각한 수칙을 제시했습니다.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의 ‘근시 예방 프로그램(NMPP)’을 운영해, 초등학교에서 정기적인 시력 검사와 실외활동 시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간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포스터, 툴킷, SNS 콘텐츠가 공식 홈페이지(bhvi.org/maw25)를 통해 배포됩니다. 또한 BHVI는 최신판 ‘근시 계산기(Myopia Calculator)’를 공개해, 치료 조합별로 근시 진행 예측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근시는 방치할수록 눈뿐 아니라 삶의 질 전체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라며 “이번 주간을 계기로 부모, 교사,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압구정안과 김준현 원장은 “도파민이나 멜라토닌과 같은 호르몬이 근시를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도파민 분비를 위해 하루 두 시간 이상 햇빛이 내리 쬐는 야외에서 놀게 하고, 멜라토닌 분비를 위해 수면 시 캄캄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근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눈 보호를 위한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근시 인식 주간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에실로 코리아가 제안한 '어린이 근시 예방 5계명'. (사진=에실로코리아)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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