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빅텐트'…김문수의 '빈텐트'
중도·보수 끌어안은 '명텐트'…국민통합의 길
'김문수 지지' 한동훈·홍준표…선대위는 불참
2025-05-20 17:50:57 2025-05-20 19:31:18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6·3 조기 대선의 핵심 변수인 빅텐트를 둘러싸고 여야 대선 후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원로부터 전·현직 의원까지 잇따라 합류하면서 중도·보수층 등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이제 더 이상 보수 정당이라 부를 수 없다"며 "진정한 빅텐트는 민주당"이라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부터)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 손을 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초반 '반이재명' 전략으로 보수 결집을 시도했는데요. 김문수 대선후보와 지도부 간 갈등으로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패색이 짙어진 국민의힘은 뒤늦게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최근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상욱·허은아까지…'이재명 빅텐트' 순항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캠프는 초반부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사를 포용했습니다. 먼저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깜짝 영입했습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3선을 한 권오을 전 의원,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새미래민주당) 등 원로 인사도 합류했습니다. 또 캠프 인사 중에는 직전까지 홍준표 캠프에 있었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 이인기 전 의원(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인사),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명박정부) 등도 이재명 캠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처럼 민주당의 '빅텐트' 만들기는 순항 중인데요. 이날 강훈식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재명 후보의 국민 통합 빅텐트 '명텐트'가 펼쳐지고 있다"며 "갈라진 대한민국을 누가 모두 함께하는 나라로 이끌 수 있는지 합리적 보수의 판단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국민의힘은 사람이 떠나고 우왕좌왕해 빈텐트가 되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빅텐트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중도보수를 표방한 후 진영을 초월한 세력을 연대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홍사모' '홍사랑'이 지지 선언을 했고, 이번 주에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지지자들이 이 후보 지지에 나섰습니다. 또 현역 국회의원인 김상욱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정식 입당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과거 국민의힘 출신이자 개혁신당에 몸을 담았던 김용남 전 의원과 허은아 전 대표도 이 후보를 향한 지지 선언을 이어갔습니다. 허 전 대표는 전날 이 후보를 지지하며 "국민의힘도 개혁신당도 결국 가짜 보수와 개혁이었다"며 "이 후보께서 진짜 정치와 개혁을 보여달라"고 외쳤습니다. 김 전 의원도 "개혁신당을 탈당한 이유는 정당으로 보기 어려운 행태. 즉 개인의 팬클럽 수준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나라가 너무 망가져 절박한 심정으로 힘을 싣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개혁신당 소속인 문병호 전 의원도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전 의원은 17대와 19대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국민의당 창당 과정서 당적을 옮겼습니다. 이후 바른미래당과 국민의힘을 거쳐 올해 초 개혁신당에 합류했습니다.개혁신당 소속 인사들의 잇따른 민주당 캠프 합류에 따라 이준석 대선 후보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저녁 서울역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탈당 후…한동훈·홍준표 '반쪽' 지지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강세를 뒤집기 위해 '반명(반이재명)' 연대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1시간가량 협의를 이어 나갔습니다. 두 사람은 '반명' 기조와 김 후보가 제안한 '3년 임기 단축' 개헌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전 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12·3 비상계엄 단절과 극복을 전제로 이재명 독재 집권을 저지하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 큰 협의를 지속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전 대표는 이 후보자를 향해 "친명 빅텐트는 권력의 떡고물을 기대하면서 모여든 일종의 '떡고물 클럽'"이라며 공세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전날까지 국민의힘은 당내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주자들을 섭외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먼저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은 이미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해 유세 일선에 배치됐는데요. 그동안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던 한 전 대표는 지난 17일 윤석열씨가 국민의힘 탈당 선언을 하자 지원 유세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전 대표는 여전히 캠프에 합류하진 않지만 별동대 성격으로 부산과 대구 등을 찾아 '자율 유세'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경선 패배 후 탈당한 홍 전 시장을 포섭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하와이 특사'를 꾸렸고, 홍 전 시장이 머물고 있는 하와이를 찾았습니다. 홍 전 시장은 윤씨가 탈당했으니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보름도 남지 않은 선거 기간 동안 홍 전 시장이 선대위에 합류할지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단일화 논란 후 자취를 감추면서 '반쪽' 짜리 지지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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