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황제주'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유일하게 황제주 타이틀을 유지해오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마저 15일 99만8000원으로 마감하며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는 종목은 사라졌습니다. 최근까지 황제주 대열에 가장 근접했던
삼양식품(003230)은 장중 100만원선을 돌파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밀려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강한 상승세에도 아직 100만원선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 CDMO(위탁개발생산) 수주 확대와 유럽 생산시설 확장 기대감이 부각되며 처음으로 100만원선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2월14일에는 장중 120만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최근까지 종가 기준 100만원선을 유지해 왔지만 이날 99만80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황제주 자리는 공석이 됐지만 시장에서는 등락에 따라 언제든 다시 올라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100만원 문턱까지 다가선 종목으로는 삼양식품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입니다. 삼양식품은 지난 12일 장중 100만1000원을 기록하며 잠깐 황제주 자릴 엿보았지만 결국 94만6000원에 마감했습니다. 14일에는 MSCI 한국지수 편입 기대감에 또 장중 100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장마감 때는 99만9000원으로 밀려났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들어 약 120% 가까이 오르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 우려가 불거진 지난 7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8.8% 오른 89만원에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주가는 한화에어로가 인도에 K9 자주포 등 방산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상승했습니다. 다만 15일 종가는 82만2000원으로 아직 황제주 기준인 100만원선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두 종목 모두 실적과 성장성을 감안할 때 향후 황제주 등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황제주 도전자인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900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외 매출비중이 80%를 넘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100만원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대신증권(003540)은 120만원, 신한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001200)은 각각 1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K-방산'의 대표 주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폴란드 등 유럽향 무기 수출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조4842억원, 영업이익은 560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증권사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추가 상승 여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30만원으로 잡았고
미래에셋증권(006800)(120만원),
교보증권(030610)(110만원),
NH투자증권(005940)(100만원),
키움증권(039490)(100만원) 등도 100만원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호실적에 14일에 나온 MSCI 한국지수 구성종목에도 삼양식품과
한화시스템(272210)이 새롭게 편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잇따른 호재에도 두 종목은 아직 100만원을 넘어서진 못한 상황입니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리밸런싱 날짜를 기준으로 편입 종목들은 리밸런싱 직전까지 오르다가 편입된 후에 단기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다"며 "공매도가 허용된 시기에는 등락폭이 줄어들고 가격 효율성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종가 기준 100만원선에는 아직 안착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황제주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실적과 수급 기반이 충분히 갖춰져 있으며 황제주라는 타이틀은 단기 주가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수출 호조로 실적이 개선돼 7조원대 시총을 달성하며 주가 100만원선 근접 흐름을 보였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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