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캠페인을 펼치는 영국 NHS. (사진=NHS)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성인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예측은 1990년부터 2021년까지의 전 세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204개국의 비만 유병률을 분석한 세계질병부담연구(GBD 2021)의 최신 연구 결과에서 나온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연구팀은 GBD 2021의 결과를 활용해, 1990년부터 2021년까지 204개 국가와 지역의 과체중, 비만, 그리고 과체중 및 비만 유병률을 추정했고, 2022년부터 2050년까지의 유병률도 예측했습니다. 이 분석 결과는 4월 4일, JAMA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습니다.
성인 비만, 30년간 남성 155%, 여성 105% 증가
이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약 10억명의 남성과 11억명의 여성이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였습니다. 특히 중국, 인도, 미국은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1~3위 국가로 나타났고,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는 성인의 8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집계되었습니다.
1990년과 비교했을 때, 비만 유병률은 남성의 경우 155%, 여성은 10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남성의 비만율이 3배, 여성은 2배 이상 증가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만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 인구 증가와 함께 비만도 폭발적으로 증가
현재와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성인의 절반 이상, 약 38억명이 비만 또는 과체중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 중에서도 중국, 인도, 미국이 여전히 가장 많은 비만 인구를 보유할 것으로 보이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비만 인구는 2050년까지 무려 2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성인 비만 및 과체중 인구가 1억4100만명에 달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비만 인구를 가진 국가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유년기 비만, 이미 심각한 수준…향후 25년간 계속 증가
5세부터 24세까지의 아동과 청소년 비만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5~14세 아동 약 9310만명, 15~24세 청소년 약 8060만명이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0년 이후 유년기 비만은 약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50년까지 이 연령층에서도 과체중보다 비만이 더 우세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5~14세 남아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50년까지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이 과체중 유병률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보이며, 북아프리카, 중동, 오세아니아 지역은 남녀 모두 이미 ‘비만 우세 국가’로 전환되었거나, 곧 전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강 문제를 넘어 경제 위기까지
비만이 초래하는 문제는 단순히 건강상의 위험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비만 관련 비용은 약 1조3300억달러에 달했으며, 저소득 국가에서도 약 32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5년까지 전 세계 GDP의 2.9%에 해당하는 약 4조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만은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암 등 주요 비전염성 질병의 주요 원인이며, 2050년까지는 전 세계에서 13억명 이상이 당뇨병에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되었습니다.
“비만은 세계적인 위기… 지금이 행동할 시간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의 가장 위협적인 만성질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인 생리학적·환경적 요인이 얽힌 질환입니다. 과학적으로는, 에너지 섭취량이 소비량을 지속적으로 초과할 경우 체내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비만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개인의 의지뿐 아니라 대사율, 호르몬, 유전적 요인, 장내 미생물 등의 영향도 체중 증가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어느 나라도 비만 증가를 성공적으로 억제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공중보건 개입과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가별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유년기부터 성인기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비만 대응 전략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2050년에는 인류가 더 큰 건강 위기와 경제적 재앙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향후 각국의 정책 수립과 예방 전략 마련에 있어 핵심적인 자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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