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씨의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자, 건설업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며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향후 조기 대선에 들어가면 여야를 막론하고 최악의 불황에 빠진 건설업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공약으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다만 전문가들은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이번 탄핵선고가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도 전망합니다.
7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기 접수된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 건수는 총 160건(변경·정정·철회 포함)입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했으며 2020년대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최근 5년 간 폐업 건수는 △2020년 79건 △2021년 77건 △2022년 72건으로 70건대에 머무르다가 2023년에는 119건, 작년에는 134건까지 크게 치솟았습니다. 업계 폐업건수가 늘고 있는 것은 길어지는 경기침체에 건설공사비 상승에 따라 업계 재무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1.04포인트(p)로 2020년 대비 약 30%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안팎으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는 이번 대통령 파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로 수도권 분양시장과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 SOC 사업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분양시장의 경우 당분간 건설사들의 눈치보기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은 이달 분양물량도 다음 달로 미룬 경우가 많은데 일단 대선 일정에 들어가는 상반기까지는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대선 결과가 나온 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분양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수도 "당분간 눈치를 보면서 분양시장은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PF시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나 SOC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입니다. 다만 업계는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셨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적어도 대선 결과가 나오는 상반기까지는 움직임을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경기 고양시의 한 공사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위기"라며 "그렇지만 조기 대선이 남아있는 등 여전히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만큼, 상반기는 해당 결과를 지켜보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 국면이 정리되는 것은 건설업계에는 분명 긍정적"이라며 "새 정부가 어떤 건설 관련 정책을 추진할지 미지수이기에 아직은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SOC 물량 확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지방 미분양 해소 등에는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업계는 경기 부양을 위한 다양한 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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