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인턴기자] 롯데카드가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한 조달 금리 부담을 좀처럼 타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롯데카드는 최대 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이유로 5년째 신용등급이 'AA-'로 고정됐습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신용등급은 'AA-'입니다. 'AA-'는 주요 8개 카드사 중 가장 낮은 등급인데요. 신한카드·국민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비씨카드 등 5개사는 'AA+' 우리카드·하나카드는 'AA'로 나타났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회사채 금리가 높아 자금 조달에 불리합니다. 롯데카드는 지난 7일 5년 만기 회사채를 금리 3.385%로 발행했는데요. 같은 날 신한카드는 회사채를 금리 3.069%로 발행했습니다. 지난달에도 현대카드는 회사채를 2.956%에 조달했지만, 롯데카드는 3.303%로 조달했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아 최대 0.347%포인트 높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오는 상황입니다.
신용평가사가 롯데카드 신용등급을 낮게 평가하는 이유는 유사시 그룹 지원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롯데카드와 타사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최대 주주가 사모펀드인 것"이라며 "타사들은 유사시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높지만 롯데카드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롯데카드 기업 자체 평가는 우리카드, 하나카드와 비슷하다"며 "최종 평가에 사모펀드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롯데카드 기업 평가를 살펴보면 영업기반 안정성·수익성·리스크관리·유동성 등 4가지 측면에서 'AA'로 현대·우리·하나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본적정성에서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아 'BBB'로 책정되며 최종 'AA-'로 떨어졌습니다. 노 애널리스트는 "사모펀드는 투자 목적으로 회사를 소유하기 때문에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카드 주주는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 59.83%, 우리은행 20%, 롯데쇼핑 20%, 기타 소액주주 0.17%로 나눠져 있는데요.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투자 목적 자회사로 롯데카드 최대 주주입니다. 앞서 롯데그룹은 2019년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를 사모펀드에 매각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일제히 하향했습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리가 많이 내려갔음에도 타 카드사에 비해 조달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다"면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카드사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올리긴 어렵다"고 내비쳤습니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기업평가에서도 'AA-'를 받아 불리한 환경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온 것은 변수입니다. 인수한 계열사가 우량하면 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롯데카드 매각 방향에 따라 신용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며 "우량한 그룹이 매수할 시 신용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롯데카드는 사모펀드 계열이라는 이유로 5년째 AA- 등급을 받고 있다. 사진은 롯데카드 건물 외경.(사진=연합뉴스)
유영진 인턴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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