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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4일 17: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업계를 선도하는
한온시스템(018880)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글로벌 구조조정 비용과 일회성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한온시스템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개편에 나섰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사업 구조 최적화와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노력이 실적 반등의 발판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한온시스템)
창사 이래 첫 매출 10조원 돌파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10조1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은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조5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구조조정 비용 652억원과 일회성 비용 608억원을 반영하면서 9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순손실도 334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적자로 전환된 주요 원인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일회성 비용이 때문이다. 특히 일회성 비용에는 합병 격려금, 멕시코 물류 관련 비용, 공급망 관련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영업 외 항목에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1300억원이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비용을 반영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의 경우 감가상각비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온시스템의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사모펀드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이후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수 이듬해인 2015년 말 한온시스템의 부채비율은 92.2%에서 △2016년 말 102.8% △2018년 말 203% △2020년 말 248.6% △2022년 말 283.9%로 올랐다. 2023년은 268.5%로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3분기 282.7%까지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글로벌 구조조정 단행
이에 한온시스템은 고정비 절감과 함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5% 수준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의 비용 절감과 비효율적인 사업 구조 재편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온시스템의 재무 부담이 여전히 크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며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월, 한온시스템은 완성차 브랜드 중심의 권역별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하며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러한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은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향후 2~3년 내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달성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장 모두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 규모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해외 노동시장 같은 경우 나라마다 노동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는 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고객사별 차별화 모델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한온시스템 매출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한온시스템의 주요 고객사였던 중국 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들며 약세를 보였고 스텔란티스와 BMW 대상 매출이 각각 24%, 21% 감소했지만, 올해는 전기차 신모델 출시와 함께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투자업계 설명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까지는 전기차 출하 지연 등으로 전반적인 매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며 "2분기부터 고객사별 차별화 모델 출하로 매출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조조정과 함께 한온시스템은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지속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앤컴퍼니(000240)와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수일 한온시스템 대표이사 부회장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장기적으로는 프로액티브한 조직 문화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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