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반등한 출생아 수…인구절벽 탈출 '청신호'
작년 11월 출생아 수, 14년 만에 최대 증가
선행지표 혼인 건수도 '껑충'…8개월째 증가
코로나19로 미뤄진 결혼 몰려…'반짝 반등'
2025-01-22 15:39:46 2025-01-22 15:39:46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가 1년 전에 비해 2500명 넘게 증가하면서 14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출생아 수는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도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인 혼인 건수도 8개월 연속 증가해 최악의 인구절벽 위기감을 불러왔던 저출생 추세에 청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조심스레 나옵니다. 다만 출생아 수 증가 수치가 높지 않은 데다, 코로나19로 미뤄진 혼인이 팬데믹 이후로 몰리며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면서 '반짝 반등'이라는 경계도 동시에 제기됩니다. 
 
인구절벽 위기에…5개월 연속 '아기울음' 증가세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4년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95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565명(14.6%) 증가했습니다. 11월 기준으로 보면 출생아 수는 2019년(2만3727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고, 증가율은 2010년(17.5%)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출생아 수는 2015년 0.7% 증가했다가 2016년(-7.3%)부터 2023년(-7.7%)까지 8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4, 5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6월에 다시 감소 전환했습니다. 이후 7월 다시 반등한 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12월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는 2023년(23만28명) 수준을 넘어서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하게 됩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4.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6명 늘었습니다. 이 역시 11월 기준 2019년 5.6명 증가 이후 가장 높습니다. 지역별로는 대구(25.3%)와 전남(25%), 울산(24.5%) 등 전국 17개 시도에서 예외 없이 출생아 수가 늘었습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팬데믹 완화로 2022년 하반기부터 혼인 건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합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그간 출산율과 혼인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2022년 8월부터 혼인이 늘면서 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출생아 수가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혼인도 11.3% 증가…"저출생 추세 변화 낙관 이르다"
 
실제 지난해 11월 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혼인 건수는 1만8581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87건(11.3%) 증가했습니다. 1~11월 누계 기준으로는 19만9903건에 달해 1년 전보다 2만 3828건(13.5%)이나 더 많이 결혼했습니다. 혼인 건수는 지난해 4월(24.6%)부터 8개월째 늘고 있습니다. 반면 11월 이혼 건수는 7638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5건(-3.6%) 감소했습니다.
 
11월 사망자 수는 2만921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5명(-3.8%) 줄었습니다. 다만 1~11월 누계 기준으로는 32만665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82명(2.0%) 증가했습니다. 부산, 광주 등 4개 시도에서는 증가한 반면, 서울, 대구 등 13개 시도에서는 감소했습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아 인구는 9124명 자연 감소했습니다.
 
그간 저출생 추세가 이어지면서 인구절벽 위기가 짙어진 가운데, 저출생 탈출의 청신호는 행정안전부 통계에서도 발견됩니다. 실제 행안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4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등록)자 수는 24만2334명으로 전년보다 3.1% 늘며 2015년 이후 9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저출생 추세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특히 통상 혼인 후 첫 아이를 낳기까지 1년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대폭 늘어난 혼인 건수가 향후 출생아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혼인이 곧 출생으로 이어지지 않고, 맞벌이 등 현실적으로 양육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여전히 출산 기피 현상이 남아있어 아직 낙관적 추세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경계감도 나옵니다. 특히 통계청의 설명대로 기저효과와 코로나19에 따른 미뤄진 혼인 건수 증가 영향 등을 고려하면 '반짝 반등'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며 "출생아 수 반등이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기존 정책을 수혜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0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아기가 힘차게 울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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