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국회 예산 삭감에 따라 자신의 연봉 10%를 감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부 직원들 반발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들은 류 위원장이 연봉 30%를 삭감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13일 '최근 일어난 방심위 노조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지난 9일 올해 급여 3% 인상에서 제외해 임금을 동결하고, 그 임금의 10%를 삭감해 사실상 13% 자진 삭감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삭감 이유로는 "야당의 일방적인 경상비 삭감으로 고통 중인 직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류 위원장은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머리를 맞대고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사무공간 이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예산 삭감에 따른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3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류희림 방심위 위원장과 면담 후 노조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빙위)는 류 위원장 체제에서 방심위가 정부 비판보도를 표적 심의했다며 방심위 예산 37억원을 삭감했습니다. 류 위원장을 포함한 간부 4인의 인건비를 삭감해 직원 처우개선에 사용하라는 부대 의견도 달았습니다. 하지만 과방위가 낸 부대의견은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의결되지 않았습니다.
예산 삭감으로 방심위는 방송회관 사무실 감축, 직원 복리후생비 삭감 등 위기에 놓였습니다. 방심위 노조는 예산 삭감의 책임을 물으며 류 위원장의 연봉 30% 삭감을 요구했고, 방심위 보직자 40명 중 33명이 류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취지로 집단 보직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전국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방심위 사업 수행계획서 제출안을 규탄하고 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비상총회도 예고했습니다.
한편 이날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과 김현 간사, 정동영·김우영·노종면 과방위원 등 민주당 의원 5명은 방심위를 찾아 류 위원장과 면담한 뒤 직원들과 만나 추후 추경에서라도 류 위원장의 연봉을 깎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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