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국내 방산업계가 지난해 수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대 실적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에 따른 계약 지연으로 수출액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요. 방산업계는 이월된 계약과 신규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 글로벌 공급망을 넓힌다는 목표입니다.
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방산 수출액은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분 7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무기획득사업 10억달러 등을 포함해 올해 약 240억달러(약 35조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역대 최대 수출액 수치입니다.
반면 지난해 방산 수출액은 당초 방위사업청이 목표로 했던 20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는데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방위사업정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달러에서 2023년 135억달러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95억달러(잠정)로 2년 연속 줄었습니다.
이는 70억달러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820대 수출 계약이 지연된 까닭인데요. 지난해 2차 계약이 체결되지 못해 비상계엄에서 비롯된 ‘정치 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점이 관건일 뿐 계약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협상에 속도를 내 올해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도와 K9 자주포 100문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번 협의가 계약 체결로 이어진다면 2017년 인도에 K9 자주포 100문을 공급한 이후 추가로 공급하게 됩니다.
해상 분야 수출 확대 기대감도 있습니다. 군함 건조,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까닭입니다. 특히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해군이 발주한 MRO 2건을 수주한 바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1일 6400억 규모 페루 함정 4척 건조에 착수했습니다.
공중 분야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올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FA-50 경전투기 추가 수출 계약 체결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차기 전투기 사업을 추진하는 페루에 한국형 극초음속 전투기 KF-21과 FA-50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제안했습니다.
방산업계는 수년간 쌓아온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방산 기업 5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현대로템·LIG넥스원·한화시스템)의 수주잔고는 97조3677억원에 달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9조941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어 KAI 22조4000억원, 현대로템 18조9933억원, LIG넥스원 18조3904억원, 한화시스템 7조6343억 순이었습니다.
글로벌 방산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합니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군비 경쟁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수주 계약을 성사시킨 만큼 올해에도 성적을 내길 기대한다”며 “성능 개량이나 추가 물량 등으로 홍보를 이어갈 것”이라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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