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미 함정 시장 공략)③해외 함정 수출 경험 키운다
동남아·중남미 지역 함정 수출 성과
미 함정시장 진출 전 포트폴리오 축적
유럽·북미 등 잠수함 수출 공략 '박차'
2024-12-18 14:12:56 2024-12-18 14:12:56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 해군 함정 수출 진출에 앞서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 등에서 해외 함정 건조 계약을 따내며 수출 경험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점진적으로 함정 사업의 세계 위상을 높여 궁극적 목표인 미국 함정 건조 시장을 향해 나아갈 전망입니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로부터 수주한 3400톤급 호위함(가운데), 2200톤급 원해경비함(아래), 1400톤급 상륙함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페루에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함정 수출 포트폴리오를 넓혔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페루 국영 조선소인 시마조선소와 중남미 방산수출 역사상 역대 최대 금액인 총 6406억원 규모의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은 페루와 함정 공동생산에 이은 후속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시마조선소와 '잠수함 공동 개발을 통한 페루 산업 발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MOU는 페루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노후 함정 교체 사업의 일환으로, 잠수함 건조 사업 수주를 위한 양사간 협력 강화가 목적입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중남미에 생산 거점이 될 페루의 함정 사업을 확대하고 양국간 방산협력을 이어나가 K-방산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국익 창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같이 우리 조선업계는 해외 함정 수출 범위를 키워가는 모습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987년 뉴질랜드에 8400톤급 군수지원함을 인도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필리핀으로부터 수출용으로 개발한 2200톤급 원해경비함 6척을 수주하는 등 현재까지 총 18척의 해외 함정을 수주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화오션도 지난 1998년 방글라데시 호위함을 시작으로 2010년 말레이시아에 훈련함 2척, 2011년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3척 등 함정 수출 성과가 있습니다.
 
다만, 양사는 지난달 10조원 규모의 호주 함정 건조 사업 입찰에 참가했지만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호주는 신형 호위함 11척을 추가 도입하기 위해 지난 2월 한국과 일본, 독일, 스페인 등 4개국의 5개 업체를 1차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1차 후보로 선정됐지만, 2차 후보 선정에서 떨어졌습니다. 
 
당시 한국을 제외한 경쟁국들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뤄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개별적으로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2차 후보에 오른 일본 정부는 원팀 구성을 위해 해외 입찰엔 미쓰비시가 대표로 참여하고 일감은 미쓰비시와 가와사키가 나누는 구조로 전략을 짰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민관 '원팀'으로 뭉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글로벌 함정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과 정부 간 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겁니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양사는 현재 폴란드와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 지역 함정 수출을 노리는 중입니다. 폴란드는 8조원 규모의 잠수함 3척 건조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도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8∼12척을 도입 사업인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준비 중입니다. 폴란드는 내년 상반기, 캐나다는 오는 2026년~2027년 중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조선업계가 해외 함정 수출 경험이 계속 축적될 경우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입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함정 수주 실적 유무는 신뢰도나 기술력 등을 판단해주는 중요한 결정 요소"라며 "한국 조선업이 지금부터 민관 원팀 기조를 유지하고 해외 함정 수출 실적을 늘려서 지속적으로 몸집을 키워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도 "동남아, 중남미, 유럽 등 해외 함정 수출 기록을 기반으로 수출 지평을 더 넓혀 나갈 수것"이라며 "국내 해양 방산업체들은 함정 수출 노하우를 축적해 미국 함정 MRO 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 함정 건조 사업까지 연착륙할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는 현재 3000톤급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의 캐나다 맞춤형 잠수함 모델 KSS-III CA. (사진=HD현대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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