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거침없는 유통가 공습
재진출·합작법인까지…중국 업체 도미노 확산
2025-01-13 17:21:22 2025-01-13 22:16:25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중국 유통 기업들이 활로 모색을 위해 우리나라로 진출하며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습니다. 자국 성장 둔화라는 한계에 직면했고, 미·중 분쟁에 따라 미국 진출이 힘들어진 데 따른 조치인데요. 이들 기업은 거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전망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생필품 소매점 '미니소(MINISO)'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매장을 신규 오픈하며, 3년 만에 한국 시장에 다시 진출했습니다. 미니소는 과거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70여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2021년 사업을 철수한 바 있습니다.
 
미니소 매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니소의 국내 재진출 배경에는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미니소 해외 시장 수익은 42.6% 증가하며 같은 기간 17.2% 성장한 중국 시장 성장세를 웃돌면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치를 더 높였습니다.
 
미니소는 2013년 예궈푸 회장이 창업한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입니다. 당초 '1000원 숍'으로 알려진 '다이소'를 벤치마킹한 만큼 국내에 다시 미니소가 다시 진입하면, 다이소와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물가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다이소와 같이 저렴한 매장이 하나 더 생긴다면 수요층이 없을리가 없다"며 "다이소 매장에서 볼 수 없는 특화된 상품 경쟁력만 내세우면 수요층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습니다. 
 
우후죽순 증가하는 중국 유통 기업…국내 생태계 위협
 
앞서 지난해 말에는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신세계 G마켓이 합작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설립을 발표한 가운데 강남 파르나스 타워에 둥지를 틀었는데요. 양사 합작법인으로 그랜드오푸스홀딩을 만들면 아폴로코리아가 지마켓 보유 지분 100%를 현물출자하는 식으로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되는 과정인데요.
 
일각에서는 아폴로코리아와 알리익스프레스인터내셔날이 합작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지분을 50%씩 보유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강남 파르나스 타워에서 본격적인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또 지난해 말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으며 첫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기도 했는데요. 해당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수준의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했으며, 이는 알리바바가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 지분을 확보한 첫 사례입니다.
 
에이블리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3조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는데요. 거래액 규모가 2021년 7000억원대에서 올해는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부연했습니다. 에이블리는 이번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해외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000억원대 추가 투자 유치를 모색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국의 자국 경기침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구매력이 높은 한국을 주목함에 따라, 막대한 자본금을 내세운 '차이나 머니'가 한국 유통 산업 생태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데요.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니소가 다시 한국에 진출하려 하는 움직임만 봐도 중국 내수 시장이 지금 안 좋은 상황인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러다 보니 중국 업체들이 더욱 한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용구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과 경제 전쟁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고소득 및 고소비 국가인 한국을 최우선 진출 국가로 선택한 것 같다" "한국에 대한 중국 유통기업의 공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세계그룹, 알리바바, 미니소 로고. (자료=각 사)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