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버거킹, KFC에 이어 한국맥도날드까지 매물로 나온데 이어 맘스터치까지 매각 카드를 만지고 있는 한편 최근 신규 업체들까지 잇따라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과 시장 진출이 잇달아 이뤄지는 건 국내 햄버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영향이 크다.
13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현재 한국 사업을 양수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현재 한국맥도날드의 지분은 미국 본사가 100%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성장을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게 한국맥도날드의 설명이다.
KG그룹도 올해 KFC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 주관사로는 삼정KPMG를 선정했다. 앞서 KG그룹은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약 500억원에 KFC 사업을 하는 SRS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버거킹도 매물로 나왔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한국 버거킹과 일본 버거킹의 동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들은 2016년 한국 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어피니티는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근 예비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국내 토종 햄버거 브랜드인 맘스터치도 올 하반기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달 31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앞서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지난 3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자진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인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수월하게 매각하기 위해 포석을 둔 것 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맥도날드 매장. (사진=한국맥도날드)
기존 버거 브랜드들이 매물로 나오는 반면 신규 브랜드들은 국내 햄버거 시장을 잇달아 노크하고 있다. 이삭토스트로 유명한 이삭은 지난해 7월 햄버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재 이삭버거는 신사역점, 용인동백점, 한티점, 서울대입구역점 등 4개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 2월 가맹 사업에 뛰어들려고 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최근 대내외적인 영향 등으로 가맹 사업 오픈을 미뤘다.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지티는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해서 굿스터프이터리 강남점을 열었다. 굿스터프이터리는 미국 써니사이드 레스토랑 그룹의 고급수제버거 브랜드다. 특히 단골 고객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 먹던 버거를 ‘프레즈 오바마 버거’로 정식 메뉴화해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로 유명하다.
지난 1월에는 영국 유명 쉐프 고든 램지의 수제버거 레스토랑 고든램지버거가 서울 잠실에 둥지를 텄고 bhc그룹은 미국 서부의 대표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직영 1호점을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bhc그룹은 지난해 말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매각과 시장 진출이 잇달아 이뤄지는 건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국내 버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올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8년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가 2조8000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42%가 성장한 셈이다.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시장에서 제값을 받는 등 매각하기에 좋은 시점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패스트푸드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고 엔데믹 이후에도 버거를 중심으로 한 패스트푸드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브랜드를 매각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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