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부정적인 경제전망과 장기화되는 주가 약세로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70조원을 넘었던 고객예탁금은 8일 기준 57조원까지 감소했다.
반면 은행의 단기 예금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2022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말 전체 금융권의 6개월 이하 수신잔액은 1년 새 11.6%, 211조원 증가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의 3개월 미만 예금상품 잔액이 올해 초보다 41.7%, 11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하락, 부동산 시세 조정,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일단 은행으로 대피한 자금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원금 손실을 회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A씨는 “크게 보면 좋은 투자기회를 놓치는 것도 재테크의 위험에 속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금 같은 시기에 오히려 금리형 상품에서 벗어나 투자상품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식, 펀드 등 투자형 상품에 적립식 장기 투자로 대응하라는 설명이다.
B씨는 지키는 투자와 공격형 투자를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B씨는 저축이 기본임을 강조했다. 주식에 투자하든 부동산 투자이든 저축을 해야 무얼 도모할 수 있기에 저축이 필수라는 것. 금리가 오르면서 3%대 예금과 4%대 적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키는 투자는 은행권 예금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이길 확률이 높은 투자상품도 여기에 투자에 포함된다.
C씨는 주요국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지금이 ELS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욕심내지 않고 목표수익률을 7% 수준으로 낮춰 녹인베리어(손실 기준선) 40~50%대 상품 중에서 고르면 충분히 어렵지 않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몸값이 높아진 리츠(REITs) 또한 좋은 투자상품이다. D씨는 “별 기대 안했던 사람들도 리츠 같은 종목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배당)이 얼마나 값진지 새삼 실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인컴자산을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지금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을 때 공격적인 투자를 준비하라는 주문도 많다. A씨는 “주가지수가 3000을 넘은 뒤에 들어와 끝물 잡고 손실 본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주식은 지금처럼 다들 두려워할 때 사서 버텨야 수익이 난다”며 “그래서 주식투자가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투자자 E씨는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시세 조정에 들어간 지금이 투자기회를 엿보기 좋은 때”라고 말했다. E씨는 “자금 부족한 무주택자가 1기신도시 같은 입지 좋은 곳에서 내 집 마련을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가격은 조정 중이고 매물도 꽤 있고 정부도 호의적이니까 (재건축이) 언제 시작될지는 알 수 없지만 기다리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고금리 대출이자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것을 권했다. 되팔기 위해 사는 갭 투자가 아니라 나중에 입주할 집을 선취매한 뒤 열심히 저축해 갚는 개념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D씨는 독서를 강조했다. 그는 “도박에서 돈 잃은 사람이 잃은 돈 되찾겠다며 무리하게 뛰어드는데 이미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라서 손실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D씨는 “잘 모르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었으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고 그걸 잡으려면 좋은 기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며 “고수들이 추천하는 양서를 읽으며 공부하라”고 말했다.
전업투자자인 A씨는 직장인이 돈을 버는 가장 효과적인 재테크는 몸값을 높이는 것이라며 본업에 충실하라고 꼬집었다. A씨는 “400만원의 월급은 전업투자자가 종잣돈 5억원으로 연간 10% 가까운 수익률을 올려야 벌 수 있는 돈”이라며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장기간 기록할 수 있는 투자자는 0.1%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월급이 500만원으로 오르면 종잣돈 6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회사 다닐 땐 잘 몰랐는데 직장생활 충실히 하면서 몸값 올리는 것보다 좋은 재테크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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