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인버스ETF, 금리따라 날아올라
'숏×2배'상품 두달새 27% 화끈하네…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전망
2022-02-21 02:00:00 2022-02-21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채권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채권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히 미국채 금리를 역방향으로 벤치마크하는 ETF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익숙한 미국채 ETF ‘TLT’가 1.05% 오른 138.23달러로 마감,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잔존기간이 20년 이상인 미국채지수(The ICE US Treasury 20+ Year Bond Index)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ETF 상품으로, 지난 한 해 계속된 금리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었다. 
 
하지만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지고 금리 인상폭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12월3일 연중 고점에 근접한 154.35달러를 기록한 뒤로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주 모처럼 사흘 연속 반등이 나오긴 했지만 주가 전망은 좋지 않다. 현재 TLT의 연간 수익률은 2.4~2.5% 수준. 문제는 이것이 인플레이션(물가)에 비하면 거의 마이너스에 가깝다는 점이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수익률이 ‘0’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물가가 더 오르면 TLT의 채권은 손실을 입는 셈이다. 또한 장기물을 편입하고 있다 보니 듀레이션(잔존만기) 위험도 높아 이자율이 오르면 TLT 수익률은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채권은 장기로 갈수록 레버리지 효과가 커서 금리 변동폭을 더욱 크게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미국채는 한국 주식투자를 보완하는 성격이 강해 자산배분 목적으로 TLT를 편입한 국내 투자자들도 많다. 이들은 최근의 주가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를 반감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비중을 조절하면서 장기 보유 중이다. 
 
하지만 자산배분 목적이 아니라 주가 등락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TLT를 떠나 채권수익률과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TLT의 대척점에 있는 상품은 TBF(ProShares Short 20+ Year Treasury ETF)다. 역시 20년 이상 장기물을 역방향(Short)으로 추종한다. 
 
TBF는 지난해 12월3일 15.45달러로 연중 저점을 찍었으나 지난 15일에는 17.47달러를 기록, 2개월여 만에 13.07%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TLT의 역방향 상품답게 지난 사흘간은 조정세를 보여 17.06달러로 내려온 상태다. 
 
채권 ETF치고는 주가가 많이 오른 편인데도 현재 주가가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작년 3월에 기록했던 고점 18.36달러보다도 낮아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아직 테이퍼링이 끝난 게 아닌데다 예상보다 물가가 높게 발표되자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방향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숏 레버리지 ETF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TBF보다 선호하는 상품은 2배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인 TBT(ProShares UltraShort 20+ Year Treasury ETF)다. 
 
TBT도 지난해 12월3일 15.7달러로 연중 저점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지난 15일에는 20달러를 돌파하며 단기간에 27.7% 치솟는 강세를 자랑했다. 사흘간 조정을 거친 현재 주가는 19.1달러다. 
 
이참에 단기차익을 노려보겠다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3배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인 TMV(Direxion Daily 20+ Yr Trsy Bear 3X ETF)에도 눈길을 주는 분위기다. 
 
국내에도 미국채와 그 역방향으로 투자하는 ETF 상품들이 상장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에서 만든 ETF,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과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가 각각 미국채 장기물을 순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KBSTAR 이름을 단 미국장기국채선물(H)과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H)도 비슷한 부류의 ETF다. 
 
하지만 이들에 투자하는 효과는 미국 ETF보다 떨어지는 편이다. 미국채에 투자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국내 투자를 보완하는 것인데 이들은 모두 환율 변동을 헤지했다. 또한 거래량도 너무 적어 개인이 사고 팔기에도 어려운 수준이다. 자산배분 목적이든 단기 투자용이든 미국 국채 ETF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금리가 오를 때는 단기금리 먼저 움직이고 장기금리는 천천히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로 인해 현재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상당히 좁혀진 상태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자극하는 모양새여서 TLT나 TBF 등 장기물 ETF의 주가 변동성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미국채 인버스 ETF와 단기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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