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재테크 원톱 ‘나야 나’
메타버스·베트남·솔라나가 휩쓴 한 해…9153% 상승 '무엇'
2022-01-03 00:30:00 2022-01-03 00: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유동성 대폭발로 기록될 한 해가 마무리됐다. 전 세계 각지의 자산시장이 돈의 힘을 빌려 크게 상승했고 부는 증가했다. 하지만 모든 지역, 모든 유형의 자산이 공평하게 오른 것은 아니어서 어디는 뜨겁고 어딘 추웠다. 2021년을 달군 대표선수는 누구인지 돌아 보았다.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 <사진/ SK스퀘어>
 
 
주가상승률 1위…위메이드맥스
 
코스닥 게임업체 위메이드맥스가 1502.76%로 연간 상승률 1위에 올랐다. 
 
2020년 2895원으로 마감했던 위메이드맥스는 1년 만에 4만6400원으로 뛰었다. 지난달 3일에는 장중 6만3000원까지 올라 2000%가 넘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잠깐 맛보기도 했다. 
 
‘실크로드’, ‘윈드러너’ 등 온라인 PC게임과 모바일게임을 만들고 있으나 아직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 업체의 주가가 이렇게 뛰어오른 것은 지난해 휘몰아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반의 대체불가토큰(NFT) 광풍 덕분이다. 위메이드맥스가 개발한 돈 버는 게임(P2E) ‘미르4’에 NFT 기술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게임 안에서 재화를 거래하고 이를 현금화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기술이 회사에 돈을 얼마나 벌어다 줄 수 있을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 기술이 앞으로 더 많은 곳에 넓게 응용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린 것이다.  
 
이 회사의 대주주인 위메이드도 주가가 814%나 급등해 주가 상승률 3위를 기록했으며 코스닥 시가총액도 5조9280억원으로 불어나 100위권 밖에서 6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섰다.    
 
지수상승률 1위…베트남 하노이
 
지난해 우리 증시는 3000선을 지키지 못하고 3.63% 상승률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다른 나라들과는 온도차가 확연한 성적이었다.   
 
2021년 가장 많이 오른 증시는 베트남이다. 특히 하노이증시는 133%나 폭등해 비교불가 수준의 성과를 올렸다. 호치민 증시도 35.73%나 상승했다.
 
같은 베트남이라도 규모는 호치민 증시가 월등하게 크다. 베트남의 유력 기업들은 대부분 호치민 시장에 상장해 있으며 상장 조건도 호치민이 더 까다롭다. 거꾸로 말해 하노이의 덩치가 작아서 변동성도 크다는 뜻이다.    
 
베트남 증시는 2018년에 고점을 찍고 약세 조정하던 와중에 코로나 팬데믹을 만나 급락했고, 그때부터 다시 오름세를 시작했다. 회복세가 가팔라 전고점 돌파는 물론 사상 최고가 기록을 써 나가고 있다. 호치민 증시는 지난해 1498포인트로 마감. 1500선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하노이 증시는 코로나19의 타격이 비교적 적었고 이후 오름폭은 더욱 컸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저점에서 보면 5배나 올랐다. 이에 발 빠른 투자자들은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 증시도 63%나 급등해 12% 하락한 이웃나라 브라질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식형펀드 1위…‘메타버스·베트남’ 강세 그대로
 
2021년 국내주식형 펀드 시장은 상장지수펀드(ETF)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메타버스 열기를 반영하듯 게임 관련 주식을 두루 편입한 ETF 종목들이 연간 수익률 최상위에 올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KBSTAR게임테마 ETF는 68.70%, 미래에셋의 TIGER K게임 ETF는 68.22%로 각각 1위, 2위 자리를 차지했다(12월31일 기준가). 
 
TIGER미디어컨텐츠 ETF와 TIGER 2차전지테마 ETF도 각각 64.68%, 59.48%로 뒤를 이어 기술과 콘텐츠의 한 해였음을 증명했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IBK밸류코리아5 펀드의 성과가 41.30%로 가장 좋았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가장 많이 오른 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 성과가 좋은 것이 당연해 보인다. 삼성베트남 펀드(UH)의 수익률이 81.19%로 가장 좋았다. 여러 클래스로 나뉜 같은 펀드가 펀드 성과 상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뒤를 이어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H) ETF가 77.03%, HDC베트남적립식1 펀드 75.70%, NH-Amundi베트남레버리지 펀드가 74.99%로 뒤를 이었다. 레버리지 펀드가 환노출형(UH) 펀드에 뒤졌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베트남 투자가 아닌 펀드 중엔 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 ETF(73.55%)와 삼성인도중소형FOCUS UH 펀드(68.85%)가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설정액 증가 1위…‘전기차’
 
전 세계 증시가 불을 뿜은 지난해에도 펀드 인기는 시들했다. ETF 쏠림 현상만 두드러졌다. 그런 와중에도 펀드 설정액이 증가한 펀드는 있다. 
 
돈이 가장 많이 유입된 펀드는 키움차세대모빌리티증권자투자신탁1(주식)으로 연초 이후 1638억원이 증가했다. 설정액이 증가한 펀드보다는 감소한 펀드가 더 많기에 이 정도 금액도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증권투자신탁(주식)이 돋보인다. 1년간 설정액이 6659억원 불어났다. 설정액 증가 2위 펀드의 2배를 넘는 규모다. 국내와 해외 펀드 모두 전기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IPO 상승률 1위…자이언트스텝  
 
올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스팩을 포함할 경우 코스피 23개사, 코스닥 115개사 등 총 138개 종목이었다. 스팩을 제외해도 114개에 달한다. 
 
이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자이언트스텝이다. 지난해 3월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이날 공모가 1만1000원의 2배로 시초가를 정한 뒤 상한가로 직행 ‘따상’을 기록했다. 
 
공모가가 1만1000원이었고 연말 주가가 7만원이므로 7배 올랐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자이언트스텝은 상장 후 스톡옵션 행사, 신주인수권 행사, 유상증자와 대규모 무상증자로 주식 수가 크게 증가했다. 
 
무상증자 주식은 이달에 상장할 예정이지만 주식 수가 이미 많이 증가해 현재가 7만원을 상장 당시 가격으로 환산하면 2배가 넘는 14만3811원에 달한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1207%에 달한다. IPO 종목에 국한하지 않고 전체 상장주식 순위를 매기면 2위에 오를 성적이다. 
 
자이언트스텝은 광고 콘텐츠 시각효과(VFX)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버추얼휴먼(가상인간) 관련 특허기술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 가상인간 광고가 큰 화제를 모은 덕분에 주목받았다. 
 
IPO 청약증거금 1위…SK아이이테크
 
2021년엔 IPO 시장이 뜨거운 관심을 받은 해이기도 하다. 상반기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하반기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들이 증시에 속속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식 공모에 나설 때마다 시중의 돈이 한 데 쏠려 수십조원이 모였고 그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청약증거금이 갈수록 불어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중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것은 5월에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다. 역대 최대 규모인 81조원의 청약증거금이 유입됐다. 그만큼 청약자가 많았다는 의미인데 균등배정 주식(320만주)보다 더 많은 청약자가 나오면서 단 1주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상장 초기엔 부진을 면치 못해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아파트 시세 상승 1위…인천
 
올해도 어김없이 아파트 시세는 하늘로 치솟았다.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인천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한 해 동안 32.48%나 올랐다. 주변 서울과 경기지역이 날아오를 때에도 한참이나 소외돼 있다가 뒤늦게 상승랠리에 동참해 맨 앞자리로 치고 나왔다. 2위는 경기도(28.24%)였다. 
 
인천이 1위를 차지했지만 시군구별로 구분해서 보면 인천 연수구(44.80%)는 2위고 1위는 오산(49.27%)이 차지했다. 동탄신도시가 있는 곳이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형 기준으로 매매가가 가장 높은 단지는 서울 반포주공1단지가 기록한 56억원이었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1973년생으로 재건축 5년이 지난 아크로리버파크보다 비싸게 거래됐다. 
 
아파트 청약경쟁률 1위…동탄역 디에트르퍼스티지
 
‘영끌’로 기록될 2021년의 부동산 시장. 자금력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그나마 합리적인 값에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통로인 주택청약시장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청약열기가 폭발한 대표적인 단지는 5월에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디에트르퍼스티지였다. 동탄2신도시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하는 최고 49층 건물인데 아파트와 오피스텔, 오피스, 판매시설이 혼재된 주상복합이었다. 이중 아파트 531세대, ‘아파텔’로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 323실이 나왔다.
 
주변 시세의 반값도 안 되는 분양가는 전매제한 10년, 실거주 5년이라는 강력한 규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무려 24만4343명이 몰려 1순위 경쟁률 809 대 1을 기록한 것이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02.98㎡ A타입에서 기록된 5435 대 1이었다. 추첨 물량이 있는 40평대에 로또 당첨을 기대하듯 청약자들이 몰린 결과였다. 
 
동탄역 디에트르퍼스티지 당첨자들의 청약점수는 70점 이하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인가구가 만점을 받아도 69점이므로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청약경쟁률 2위는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공급된 린파밀리에가 기록한 718 대 1이었다. 이곳의 일반 모집 세대수가 52세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동탄 디에트르퍼스티지의 결과가 더욱 대단해 보인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의 평균경쟁률은 2020년의 2배 수준인 164 대 1로 집계됐다.
 
한편 전국이 분양 열기로 뜨거웠지만 가장 많은 세대수를 공급한 단지는 웃지 못했다. 충남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총 30개동, 3200세대 대단지다. 천안 풍세 일반산업단지 주변에 있으며, 분양가도 최고 3억원 미만이었지만 미계약분이 나왔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조감도
 
 
암호화폐 상승률 1위…솔라나
 
암호화폐는 지난해에도 이름값을 했다. 
 
인베스팅닷컴 기준으로 비트코인(BTC)은 지난해 1월 2만9359달러로 출발해 4만6219달러로 마감, 주식보다 좋은 성과를 돌려주었다. 봄에 6만달러를 돌파하며 곧장 10만달러로 내달릴 것 같다가 여름엔 반 토막 나 간담을 서늘케 하더니 가을엔 다시 강세로 돌아섰고 겨울 들어 한풀 꺾여 투자자들을 멀미나게 만들었다.   
 
다들 비트코인에 주목하고 있는 사이 대박은 솔라나(SOL)에서 나왔다. 지난해 1월1일 오전 9시(현지시각) 불과 1.837달러에 머물렀던 솔라나의 시세는 11월9일 무려 249.64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폭등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12월31일 가격도 169.985달러를 기록, 연간 915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솔라나는 저렴한 거래 수수료와 빠른 연산속도 덕분에 ‘이더리움 킬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토큰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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