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올해 2분기(4~6월) 산란계가 전년보다 900만 마리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집단 폐사 우려까지 상존하고 있어 달걀값 추가 상승도 배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통계청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6월 1일 기준)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산란계는 총 6587만1000마리로 전년 동기대비 905만 마리(12.1%) 줄었다.
이는 AI 영향으로 3개월 미만 입식이 줄어든 탓이다. 3개월 미만 산란계는 지난해 6월 1111만2000마리 보다 204만 마리 줄어든 907만1000만 마리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로 산란계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산란계가 성장하는 데 보통 5~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마릿수 회복에 다소 시차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걀 가격 안정에도 조금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여름은 티베트 고기압이 서쪽에서 접근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은 대기 중층부에 머무르면서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상태다. 높은 기온은 집단폐사 등 닭 사육 농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달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수입 달걀 물량을 7000만개로 확대했으나 가격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달걀 가격은 산란계 감소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54.9%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달걀 가격은 한 판(30개)당 약 7500원대로 평균 가격(5223원)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이 기간 2분기 오리 사육마릿수도 752만 8000마리로 전년 동기대비 177만 5000마리(19.1%) 줄었다. 닭고기 생산 목적인 육계 사육마릿수도 1억 97만 마리로 전년 동기대비 112만 2000마리(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350만8000 마리로 전년 동기대비 3.7% 늘었다. 전 분기보다는 4.0% 증가하는 등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젖소는 최근 착우유 생산성 저하로 도축이 늘면서 사육 마릿수(40만1000 마리)가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했다. 돼지 사육 마릿수(1115만 마리)는 1년 전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보합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계란 가격이) AI사태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 또는 적어도 가격 6000원대로 인하되도록 선제대책을 강구해 시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가정과 국내 모두 계란 수요가 증가한 부분이 있다"며 "현재 계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입 계란 무관세 적용'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국내 산업회복을 위해 지원하고 있고, 현재도 계란 가격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산란계는 총 6587만1000마리로 전년동기대비 1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도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계란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용윤신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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