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더현대서울 오픈 'D-1'…판교점 때 주가는?
오픈 전까지 올랐지만 연말엔 제자리…초기반응 및 매출추이 관건
"3년내 손익분기 넘어 5년후 1조 매출 달성"
2021-02-25 13:30:00 2021-02-25 13: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현대백화점(069960)이 내일 여의도점의 문을 연다. 이에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의 분석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거 판교점 오픈 당시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조금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기대감보다는 오픈 초기의 반응과 매출 추세 등을 확인하면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파크원에 지은 새 백화점 더현대서울을 정식 오픈한다. 정식 오픈을 앞둔 24일과 25일에는 프리오픈 행사도 진행됐다. 이날 새로운 백화점을 찾은 여의도 일대 직장인들이 찍은 수많은 사진이 SNS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현대서울은 임차 매장이지만 판교점 다음 가는 규모이자 서울에서 제일 큰 면적을 갖춰 출점을 위해서만 약 1100억원이 투자됐다. 현대백화점은 특히 이곳을 백화점에 국한되지 않은 명소로 만들기 위해 이름에서 백화점을 떼어내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16개, 아울렛 7개, 면세점 3개 등 총 26개의 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출점하는 '더현대서울'이 오픈을 하루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주가도 오픈 기대감을 반영해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올랐다. <사진/ 현대백화점 제공>
 
 
유통업계에서도 이곳이 판교점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백화점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을 아직 입점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우려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정소연 교보증권 정소연 연구원은 더현대서울이 제2의 판교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 5년만에 1조원 매출을 달성한 것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프리미엄 브랜드 위주 매출로의 구조를 성공적으로 정립했기 때문”이라며 더현대서울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더서울현대와 대전 및 남양주 아울렛 등 신규점 출점, 기존 점포들의 턴어라운드, 면세점 볼륨 확대 등에 근거해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IBK투자증권은 초기 마케팅 등에 들이는 비용 등의 영향으로 더서울현대가 올해 100억~2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겠지만 3년차에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 5년차가 되면 총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지영 연구원은 여의도가 서울의 3대상권으로 1일 유동인구 30만명, 3㎞ 안에 144만명 거주, 5㎞ 반경 내 5개 뉴타운 개발로 3만세대가 5.9만세대로커진다는 점 등을 고려해 더현대서울이 판교점 이상의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만 본다면 장밋빛 일색이긴 한데 과연 주가도 분석보고서나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움직이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판교점 오픈 당시에도 주가가 쉽게 무너진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5년 8월21일 판교점을 오픈했다. 출점 지역이나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었으며 특히 식품관의 인기가 자자해 판교와 성남은 물론 서울, 용인, 안양, 군포 등 인접지역에서 많은 유동고객을 불러 모으며 기대감을 키웠다. 
 
당시 현대백화점의 주가를 보면 이와 같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다. 주가는 연초부터 올라 오픈일 기준 21.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61%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15년 증시는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으나 5월에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하필이면 판교점을 여는 날에 2% 넘는 낙폭을 기록, 그해 바닥을 찍은 영향이 컸다. 결과적으로 당시엔 현대백화점이 전체 시장에 비해 충격을 덜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해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연초와 비슷한 가격대로 마감했고 코스피도 마찬가지였다. 현대백화점의 연간 상승률은 2.84%, 코스피는 1.8%였다. 
 
올해도 추세는 비슷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올해 들어 24일까지 현대백화점 주가는 12.74%, 코스피는 6.18% 상승했다. 이런 차이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새 백화점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과 초기 매출 추이에 달렸겠지만 적어도 기대감에 의한 거품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증권사들도 이를 확신하지 못해서인지 현대백화점을 좋게 평가하면서도 목표가는 유지했다.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의 목표가는 10만원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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