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 한달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동안 개별 중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을 많이 편입한 가치주 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가치주 펀드들의 설정액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 유형 중 비교적 가치주 비중이 높은 편인 중소형펀드와 배당펀드에서 한 달간 각각 1298억원, 2322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설정액은 각각 3156억원, 5501억원씩 감소했다.
반면 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은 증가 추세다. 코스피200인덱스 펀드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인덱스주식섹터 유형에는 지난 한 달 동안 7518억원, 연초 이후엔 1조1096억원이나 몰려 들었다. 이 때문에 전체 인덱스 펀드의 설정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차전지 등 뉴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등장과 함께 좋은 성과를 올리자 투자자금이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이 발간한 1월 펀드시장 분석보고서 ‘FUND FLOW’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펀드 중 액티브주식배당 유형 펀드에서는 1월 한 달간 4506억원이 감소했다.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액티브주식중소형 펀드도 설정액이 한 달간 3122억원 줄어들어 32개월 연속 감소 기록을 세웠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 중 하나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에서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 지금까지 3164억원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금액에 차이가 있을 뿐 다른 가치주 펀드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KB밸류포커스 펀드, 메리츠코리아 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 신영마라톤 펀드 등도 올해에만 664억~906억원이 빠져나가 설정액 감소 상위에 차례대로 이름을 올렸다.
<자료: 펀드가이드>
하지만 정작 가치주 펀드들의 성과는 조금씩 올라오는 중이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현재는 2차전지 종목 등의 강세로 인덱스섹터 펀드들의 성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액티브펀드 중에서는 가치투자를 하는 펀드들의 성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TF 등 인덱스 펀드를 제외할 경우 18일 현재 1개월 수익률 1위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다. 장기소득공제펀드, 연금 및 퇴직연금펀드 등을 포함해 패밀리들이 대거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 한국벨류10년, 메리츠코리아스몰캡 펀드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가 22.22%로 제일 윗자리다.
대형주들이 조정을 받는 동안에 이들이 편입한 중소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수익률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정작 투자자들은 돈을 빼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요즘 투자자들이 어디로 몰리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단기간에 월등한 퍼포먼스를 보인 첨단산업 펀드 그중에서도 증시에 상장돼 매매가 자유로운 섹터 ETF로 자금이 쏠린 것이다. 대표 가치주 펀드에 자금을 맡겼다가 오래 고생한 투자자들도 옮겨 탄 것으로 해석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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