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외국인-기관 매도폭탄 던질 때 함께산 종목은?
삼성전자 10조 팔 때 인버스·네이버 동반매수…코스피 인버스·코스닥 레버리지, 엇갈린 매매
중소형주로 손바뀜 흔적 보이지만 증권업계 "비중확대"
2021-02-01 14:30:00 2021-02-01 16:31:0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1월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순매도한 종목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던진 매도 폭탄을 개인이 모두 떠안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매물을 쏟아내는 와중에도 일부 중소형주를 함께 사들여 주목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은 함께 삼성전자를 10조원 이상 순매도하는 등 우리 증시의 주력 종목들을 동반 순매도했다.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 외국인과 기관 두 큰손은 삼성전자를 한 달간 각각 4조5086억원, 5조7561억원씩 합산 10조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포함할 경우 매도금액은 1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와 같은 동반 매도는 외국인, 기관과 개인이 맞서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이들이 대량으로 넘긴 주식을 개인이 떠안은 결과로 이어진 결과다. 이로 인해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기아차를 제외한 9종목을 기관이 함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고점을 찍고 조정세를 보인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4영업일로 단축시켜 보더라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 증시 역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평상시 외국인과 기관은 자신의 물량을 받아줄 매매 주체가 서로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로 외국인이 파는 종목은 기관이 사고, 기관이 팔면 외국인이 받아주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큰 손이 쏟아낸 주요 종목들을 개인이 전부 떠안은 것이다.
 
그 결과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개인들의 투자성과가 빛났지만, 지수가 조정을 받는 국면에서는 손실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매도세가 증시 상승을 이끈 주도주들에 집중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랠리에 올라탄 삼성전자, DB하이텍, 2차전지의 핵심종목인 LG화학과 삼성SDI, 애플카 이슈가 등장한 현대차와 플랫폼의 강자 카카오 등이 주인공이다. 이 외에 삼성물산, DL이앤씨 등 건설주와 한국전력, KB금융 등 방어주 성격이 강한 종목도 함께 팔고 있다. 
 
‘매에는 장사 없다’고 결국 지난주 증시는 크게 조정을 받았고, 뒤늦게 주도주 위주로 주식투자 대열에 들어선 초보자 일명 ‘주린이’들도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폭탄을 퍼붓는 동안에도 동반 매수한 종목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매도 금액에 비하면 매수 규모는 상당히 작은 편이지만 그중엔 적은 금액도 주가에 의미 있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소형주들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월 한 달 이들이 가장 많이 동반매수한 종목은 NAVER다. 외국인이 6657억원, 기관 342억원을 더해 7000억원을 함께 순매수했다. NAVER는 시총 상위 종목이라지만 두산퓨얼셀은 3조8000억원대 시총으로 100위권에 간신히 이름을 올린 종목이다. 외국인은 한 달간 두산퓨얼셀 주식을 1732억원 매수했고, 기관도 238억원을 사 합산금액이 2000억원에 이른다. 654억원을 동반매수한 휴젤도 시총 2조4000억원의 코스닥 종목이다. 
 
효성첨단소재와 엠씨넥스가 포함된 점도 흥미롭다. 엠씨넥스는 휴대전화와 자동차용 카메라를 만드는 코스닥 기업으로 고기능 고화소 카메라, 홍채인식모듈, 지문인식모듈 등의 기술을 갖고 있다. 현재 라이다(Lidar), 미러리스와 함께 자율주행차량 기술을 개발 중이다. 큰 손 매수로 1월에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아직 시총은 1조원에 못 미치는 중소형주다.  
 
이밖에 큰 손들은 코스피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하는 동시에 코스닥 레버리지 ETF도 함께 매수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매매 동향은 외국인과 기관이 중소형주 장세 혹은 조정장을 대비한 것처럼 보이지만 증권사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매수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4분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코스피 재평가를 기대하며 비중확대를 권했다. 
 
교보증권은 2월엔 연초 랠리의 이유를 증명하는 펀더멘탈 모멘텀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된 매수세가 전체로 확산되는 선순환 구도가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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