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DL-DL이앤씨 재상장, 분할이벤트 효과 ‘별로’
디른 건설주보다 좀더 올랐지만…분할전 상승장 소외 반영시 비슷
증권가 “저평가” 한목소리
2021-01-25 13:30:04 2021-01-25 15:35:3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대림산업이 기업분할 후 DL과 DL이앤씨로 이름을 바꾸고 재장상했다. 한 달 가까이 발이 묶여 있던 주가는 거래정지 기간 동안 다른 건설주들의 상승분을 단숨에 반영했지만 분할 이벤트치고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분할한 두 회사의 전망에 대한 증권사들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기업을 분할한 후 이날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재상장한 DL(000210)DL이앤씨(375500)의 주가는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상장을 위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분할 전 주가는 8만3000원. 이 가격이 재상장 시점에서도 두 종목의 기준가가 됐다. 지주회사인 DL은 여기에서 소폭 하락한 7만5000원, 건설 자회사인 DL이앤씨는 60% 이상 급등한 13만3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참고로 재상장시 시초가는 기준가의 –50~200% 범위 즉 4만1500원과 16만6000원 사이에서 동시호가 접수를 받아 결정된다. 
 
다만 두 종목의 주가만 봐서는 분할 전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없어 시가총액을 봐야 한다. DL과 DL이앤씨의 분할비율 44.37% 대 55.63%에 따라 분할 전 대림산업의 시총(약 2조8900억원)은 DL이 약 1조2800억원, DL이앤씨는 약 1조6100억원으로 나뉘었다. 
 
이 시총은 이날 오전 11시40분 현재 DL이 1조1797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DL이앤씨는 2조5360억원으로 급등했다. 둘을 합산할 경우 3조7157억원이므로 거래정지 전 대림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현재 28.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DL과 DL이앤씨 주식 거래가 재개되기까지 정지돼 있던 한달여 기간 동안 다른 건설주들이 오른 것보다 더 높은 상승률이다. 해당기간 현대건설 주가는 22.65% 올랐고 GS건설은 21.39% 뛰었다. 코스피 건설업종 평균 상승률은 16.05%를 기록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오르기는 했으나 내심 분할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던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한 듯 보인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두 회사의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2일 ‘잃어버린 주가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대림산업이 거래정지 전에도 동종 건설사들의 강세에서 소외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유림 연구원은 2020년 대림산업의 분양공급은 1만6800세대로 2019년 2만2644세대보다 감소했지만 올해는 1만9000세대로 다시 늘어날 것이며, 자회사 대림건설의 분양을 더하면 작년 2만세대에서 올해 2만7000세대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DL이앤씨의 시총을 3.1조원, 목표가를 16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연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5.2배로 대형 건설사 평균 6.2배보다 낮은 것이다. 송 연구원은 “주택수주잔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최근 분양 공급 증가가 두드러지지 않아서”라며 “향후 사업에 따라 할인요소가 해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분할한 DL이앤씨의 적정 시총을 3.2조원, 주가는 16만5300원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건설 부문 영업이익을 9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연평균 1.8만호 수준의 분양물량과 주택부문 수익성을 고려하면 이 정도 이익이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난 연말 건설업종이 반등해 시총 대비 영업이익이 평균 4.4배까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지금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DL의 경우는 지주사 할인율 50%를 적용할 경우 1.3조원이 평균 밸류에이션이지만, 장부가와 실제 시가 차이가 큰 여천NCC, 폴리미래, 카리플렉스 증설 효과, D타워 및 본사 사옥 등에 대한 자산을 반영할 경우 주가가 오를 수 있다며 적정 시총을 1.6조원, 주당 10만3600원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업분할 후 DL이앤씨가 대형 사이트 중심, 대림건설이 중소형 사이트 중심으로 이원화된 수주 전략이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봤다. 
 
DL의 경우엔 합성고무, 라텍스를 만드는 카리플렉스 효과에 주목했다. 올해 하반기 완료될 증설 및 은 양호한 업황을 감안했을 때 이익 기여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리플렉스의 영업이익률은 17%로 기존 대림산업의 유화부문 평균 9%보다 높다. 하나금융투자는 분할한 두 회사의 시총을 합산 4.4조원으로 평가했다. 
 
<출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한편, 이번 분할로 DL이앤씨는 기존 대림산업의 건설 부문과 대림건설 지분 63.9%, 사우디와 터키 등의 해외법인 지분을 갖게 됐다. DL은 화학부문을 물적분할한 DL케미칼과 글래드호텔, 대림에너지 등의 지주회사가 됐다. 대림산업의 지분법 회사였던 여천NCC와 폴리미래도 DL케미칼 아래로 들어간다. 
 
분할을 마친 후에도 DL과 DL이앤씨 위에 대림코퍼레이션이 있는 옥상옥 구조여서 대림코퍼레이션과 DL을 합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으나 회사 측에서는 이를 부인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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