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엑시온그룹도 진원생명과학 노렸다…유증 참여 시도
200억 지원하려다 철회…진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빌미
경영권 분쟁 소송으로 확대…대호에이엘과 전환사채 인연
2025-07-22 12:20:10 2025-07-22 16:11:15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백신 개발 기업 진원생명과학(011000)이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가 철회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았습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미룬 투자자를 뒤쫓으니 코스닥 상장기업 엑시온그룹(069920)이 나왔습니다. 엑시온그룹은 진원생명과학 경영권 분쟁 당사자가 소속된 코스피 상장사 대호에이엘(069460)과도 전환사채를 통해 한데 엮인 기업으로 드러났습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은 지난달 30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았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 4월30일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가 약 한 달 만인 5월29일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당초 진원생명과학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두 차례에 나눠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총 규모는 360억원, 목적은 운영자금 조달이었습니다. 
 
(사진=진원생명과학)
 
약 100억원 규모의 첫 유상증자는 계획대로 이뤄졌습니다. 투자자로 기재된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는 예정대로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했습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사유가 건 두 번째 유상증자였습니다. 진원생명과학은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에게 약 26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는데, 대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아 유상증자는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진원생명과학은 5월29일 유상증자 철회를 공시했습니다.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가 내기로 한 260억원 중 약 200억원은 엑시온그룹이 부담하려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5월14일과 26일 공시를 보면 엑시온그룹은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의 신규 조합원으로 참여해 진원생명과학 증권을 취득할 예정이라고 알렸습니다. 이를 위해 블랙타이거 1호조합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도 단행키로 했죠. 자금조달 목적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명시됐습니다. 지난달 5일 정정 공시를 보면 이 계획은 없던 일이 됩니다. 
 
5월26일 엑시온그룹의 유상증자 결정 정정 공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의 유상증자 대금 미납입으로 운영자금 확보가 무산된 진원생명과학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은 지난달 16일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경영권 분쟁·소송 공시를 냈습니다. 소송을 낸 당사자는 고광연, 한우근 2인으로 적혀있습니다. 
 
원고 고광연은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 대표자로 확인됩니다. 또 다른 원고 한우근은 지난해 대호에이엘 사업보고서에 부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입니다. 대호에이엘은 올해 4월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 주식 50만주를 50억원에 취득한 코스피 상장기업입니다. 
 
대호에이엘은 전환사채로 엑시온그룹과 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 올라온 엑시온그룹의 자기전환사채 매도 결정 공시를 보면 대호에이엘은 매수자로 등장합니다. 대호에이엘이 매수한 사채의 권면 금액은 5억원입니다. 
 
결과적으로 엑시온그룹은 진원생명과학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다 발을 뺀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에 200억원을 쥐어주려 했고,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 주식을 가진 대호에이엘과도 연결된 모양새입니다. 진원생명과학은 유상증자 철회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뿐 아니라 경영권 분쟁 소송까지 떠안았습니다. 
 
진원생명과학은 입장 표명을 절제하면서도 "소송 대리인을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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