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만년 3위 탈출 기대감
주담대·MAU 확대하며 성장 가속
2025-05-19 14:05:15 2025-05-19 17:20:58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순위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됩니다. 그간 카카오뱅크(323410), 케이뱅크, 토스뱅크 순으로 이어지던 실적 및 시장 점유율 경쟁 구도에서 토스뱅크가 ‘만년 3위’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업비트 예치금에 따른 이자비용 급증으로 순익이 급감한 반면, 토스뱅크는 가입자 수 및 MAU(월간 활성 사용자) 증가와 함께 내년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1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으나, 토스뱅크도 14조6000억원까지 쫓아오며 무서운 추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 말 출범한 신생 은행이라는 점에서 토스뱅크의 여신 성장 속도는 더 눈에 띄는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케이뱅크 실적 급감·업비트 불확실성 커져
 
케이뱅크 실적 감소 주요 원인으로는 업비트의 높은 예치금 이용료율이 꼽힙니다.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예치금은 5조3631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 27조8000억원의 20%에 달합니다. 
 
문제는 예치금 이용료율입니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거래소들의 예치금 경쟁에 따라 업비트는 예치금 이용료율을 기존 0.1%에서 2.1%로 대폭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1분기 이자비용은 2758억원으로 약 10% 증가했고 이자이익은 10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습니다. 순이자마진은 1.41%로, 전년 동기대비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또한 최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1거래소-1은행 제휴’ 폐지를 대선 공약에 포함한 만큼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성은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해당 공약이 이행되면 케이뱅크는 업비트 사금고화 논란에선 벗어날 수 있지만 업비트와 단독 계약하면서 얻게 된 고객기반이 붕괴될 수 있어 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결국 수익 구조가 악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3수’에 도전 중인 만큼 업비트 계약으로 인해 얻는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면 기업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이 같은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금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상 상품을 선보였고, 오는 2027년까지 100% 비대면 법인대출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건전성 악화 등에 대비한 장기적인 수익 견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을 늘리면 많은 이익을 늘릴 수 있어 새로운 수익 방향으로 효과적일 수 있으나 낮은 금리로 대출 규모를 계속 키운다면 건전성 악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어떤 기준을 두고 대출을 내주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스 앱, 케·카뱅 대비 뚜렷한 우위
 
반면 토스뱅크는 순이익 측면에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실적 순풍을 맞고 있습니다. 토스뱅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106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수신 잔액은 3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32조1000억원, 여신 잔액은 38.5% 증가한 14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토스뱅크의 성장은 인터넷은행 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왔습니다. 1분기 당기순이익 기준 카카오뱅크가 1374억원으로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토스뱅크가 케이뱅크(161억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엔 MAU 확대가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토스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약 1400만명 수준으로, 카카오뱅크(1000만명), 케이뱅크(330만명)와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기반이 넓은 만큼 대출과 수신 유치 측면에서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토스뱅크는 최근 고금리 수신 상품을 앞세워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주담대 상품까지 출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주담대 상품을 앞세운 본격적인 여신 확대가 현실화된다면 만년 3위의 꼬리표를 떼고 업계 2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고객 중심 최적화를 위해 특히 중장년 및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외화통장에 송금 기능을 추가하며 개인사업자를 넘어 기업 고객을 위한 보증 기반 대출을 준비해 여신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확보하고 보증 기반 구조를 통해 리스크 관리까지 강화할 방침입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이 되기 위해 최적화, 기술 내재화 등 미래형 은행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의 높은 예치금 이용료율 등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급감하면서 그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순으로 이어지던 실적 및 시장 점유율 경쟁 구도에서 토스뱅크가 ‘만년 3위’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의 본사 내부. (사진=토스뱅크)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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