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내란이 키운 '1%대 저성장'…한국경제 '폭풍전야'
대내외 불확실성 증폭…수출 둔화·내수 부진 '경고음'
국내외 주요 기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줄하향'
2025-01-17 17:24:28 2025-01-17 18:36:48
인천신항 가득한 컨테이너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맞아 전 세계가 '퍼펙트 스톰(복합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저성장 경고음이 울리는 한국 경제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시즌2에서는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강화하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내수 부진 장기화 우려까지 겹쳤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잇따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춰잡았습니다. 정부마저 1%대 저성장을 예고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안간힘입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하면서 저성장 늪에 빠질 수 있는 한국 경제를 우려, 경기 부양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1%대 '저성장 경고음' 
 
기획재정부는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2%)보다 훨씬 낮은 1.8%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7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2.2% 수준에서 0.4%포인트나 낮춰 잡았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하면서 1%대 저성장을 예고했습니다. 
 
민간 기관들의 전망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7%로 전망했는데요.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전망치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비슷한 수준인 1.7%로 내다봤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앞다퉈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습니다.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성장률 평균치는 지난해 말 기준 1.7%인데요. 이중 JP모건은 가장 낮은 수준인 1.3%까지도 내다봤습니다. 이 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 국제통화기금(IMF)은 2%, 산업연구원은 2.1%, 한국금융연구원은 2% 등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럼프에 탄핵정국까지…'실물경제 타격' 불가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은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관세 폭탄이 예고되면서 국내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가 더욱 침체될 위기에 빠졌습니다. 
 
기재부가 17일 내놓은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보면 경기를 바라보는 정부 역시 그림자가 짙습니다. 기재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경기 하방 압력이 '우려된다'고 표현했던 지난달과 달리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층 더 어둡게 내다봤습니다. 정치 불안이 이어지면서 경제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8일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KDI는 과거와 현재의 탄핵 정국 시 경제 진단을 비교하는 표까지 제시하며 가계와 기업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꼬집었습니다.
 
문제는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정국 혼란이 한국 경제에 예상보다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성장률 하향 조정을 예고했습니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소비 위축 등 생각보다 경제 타격이 크고 성장 동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금통위는 의결문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의 하방 위험과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며 "올해 성장률이 작년 11월 전망치(1.9%)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발 글로벌 2차 관세전쟁 전개 과정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관세 인상 여파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4~0.62%포인트 하락 압력이 발생하는데, 외수기업은 합리적 수출 및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내수기업은 경쟁국 기업의 국내 침투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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