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소기업의 판로지원을 위해 시행 중인 중소기업 공동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이 부족한 예산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여한 기업들도 서비스 자체에는 만족감을 표하고 있지만 지원 기간이 종료된 후의 사후 관리에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지난 2006년부터 시행 중인 공동 AS 사업은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도 자금·인력 등의 부족으로 자체적인 AS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을 위해 유통센터가 대신 AS 전국망을 구축,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생활가전, 주방가전, 멀티미디어, 차량제품, 조명기기, 유아용품, 패션잡화, 뷰티 등 AS 혹은 제품 상담이 중요한 총 17개 제품군을 대상으로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제품을 잘 만들어 놓아도 AS가 안되서 성장하지 못하는 곳이 많은데, 공동 AS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고 결과적으로는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콜센터 직원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를 위해 중기유통센터는 통합 콜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서비스 대행사와 협약을 맺어 전국 각지에 126개 수리센터를 마련했다. 소비자들이 통합 콜센터에 전화를 해 서비스 접수를 하면, 인근의 센터 방문을 안내해주거나 수리 기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해 제품을 수거해 간다.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중소기업에게는 적기에 AS가 제공되는지 여부가 제품의 인지도로 이어진다"며 "AS는 그 자체가 결국 비용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강화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AS 사업은 최대 5년간 참여를 할 수 있다. 연중 수시 신청을 받아 선정 시 최초 3년을 기본 지원 기간으로 하고 유예 심사를 거쳐 2년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기간 소요되는 비용은 이용실적에 따라 사후 청구되며, 중기유통센터가 70%, 참여 중소기업이 30%를 부담한다. 신규로 선정되는 기업을 포함해 1년에 통상 400~500여개 기업들이 서비스를 활용 중이다. 5년을 채운 기업은 재신청을 할 수 없다.
참여 기업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공동 AS센터를 이용하지 못하면 자체적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마련하거나 대행 업체를 찾아야 하는데 비용적인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게는 그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참여 기업들은) 처음에는 정부의 자금 지원이 있다보니 큰 기대 없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졸업 시기가 되면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얘기를 상당히 많이 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들의 판로 지원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싶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는다. 예산의 70% 이상이 콜센터 상담사들의 인건비로 나가는 데다, 그 외에도 자재 배치나 시스템 개선 등 투자가 필요한 곳이 적지 않은데 지금의 예산으로는 여력이 없다. 그나마 올해 62억원 수준으로 배정됐던 예산도 내년에는 더 줄었다.
이렇다보니 상담 시스템 개선이나 지원 기간 연장과 같은 사업 확장은 꿈도 꾸기 어렵다. 모바일 활용도가 높아지고 빠른 정보 교환을 원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서는 전화 상담 외에 채팅 서비스나 문자 상담도 가능해야 하는 등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졸업 연장을 원하는 기업들을 위해서는 기업의 부담 비용을 점진적으로 높여서 자체적으로 서비스망을 확보하는 연착륙을 유도하려 하지만 마찬가지로 비용의 난관에 직면해 있다.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사업 시작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아쉬운 부분은 예산"이라며 "성과가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큰 만큼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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