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간 '10→7년' 단축(종합)
당정, 가업상속 세제개편안 발표…공제대상 기업은 현행 유지
2019-06-11 14:21:14 2019-06-11 14:41:2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중견·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속 규제 '족쇄' 풀기에 나섰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업종변경이 허용되는 범위를 확대한다.
 
당정은 11일 국회에서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중소·중견기업인 등에서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선에 대한 많은 요구가 있었다"며 "'가업의 안정적 운영을 통한 투자·고용 유지'라는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취지와 함께 상속 세제의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가업상속공제는 가업을 이어받는 자녀에 대해 상속세를 줄여주는 제도다. 현행 제도는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물려받을 때 과세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에서 최대 500억원을 공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상속인이 가업상속세를 공제받으면 10년간 휴업과 폐업은 물론, 업종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하거나 기업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업계에서는 현행 제도의 요건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사후관리 여건이 기업 현실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현행 사후관리 기간인 10년은 급변하는 경제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정은 우선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기업이 업종, 자산,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업종변경 허용범위도 기존 한국표준산업분류 상 소분류 내에서 중분류 내까지 확대했다. 기술적 유사성이 있지만 중분류 범위 밖에 해당하는 업종으로의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 승인을 받을 시 업종 변경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가 마련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 기업의 사후관리 기간 내 자산처분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경우 예외사유를 추가하기로 했다. 업종 변경에 따라 기계설비 등 대체 자산을 취득해야 하는 경우와 기존 자산 처분이 불가피한 경우 등 자산 처분 예외 범위를 확대키로 한 것이다. 또 관리 기간 내 중견기업의 고용유지 의무를 상속 당시 기준 인원의 120%에서 100%로 완화했다.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 주는 '연부연납(최장 20년에 걸쳐 법인세를 납부할 수 있는 제도)' 특례 대상도 기존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에서 전체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했다. 다만 상속인·피상속인이 탈세, 회계 부정과 같은 불성실 경영행위로 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거나 사후 추징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논란이 됐던 공제대상 기업 기준은 현행 '매출 3000억원 미만'을 유지할 방침이다. 당정은 '부의 세습'이라는 비판 여론을 감안해 현행 기준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조 의장은 "대상 기업 매출액 기준과 관련해 축소와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이 있고 제출된 법에도 여러 의견이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심도있게 논의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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