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 후속 모델에 필요한 부품 주문을 줄일 예정인 가운데 국내 부품사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의 수요 예측이 상당히 공격적이었던 탓에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낮아졌다는 것.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이 아이폰 효과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오히려 더 높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아이폰X'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1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의 차기작 부품 주문 감소가 국내 주요 공급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8과 아이폰X에 대한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았던 데다, 아이폰X 부진 이후 이어진 강력한 재고 조정으로 신작에 대한 전망치가 현실적 수준으로 하향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아이폰8과 아이폰X 초기 출하량이 1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출하량은 7800만대로 전작 대비 4% 증가에 그쳤다. 이에 애플은 지난해 4분기부터 부품 주문량을 일찌감치 줄이기 시작했다. 주요 부품사들도 '애플 쇼크'를 겪어야만 했다.
앞서 지난 9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애플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기 모델에 대한 부품 주문을 전작 대비 20%가량 줄일 것을 공급선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 아이폰X 등 세 가지 모델을 동시 내놓을 당시 1억대의 부품을 발주했지만, 올해는 8000만대 수준으로 낮췄다는 것. 닛케이는 애플이 이번 하반기에도 세 개의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 중 두 개의 모델에는 아이폰X와 마찬가지로 OLED 패널을, 보급형으로 분류되는 다른 모델에는 LC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ID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3D센싱 카메라는 신모델 모두에 적용될 전망이다.
애플의 발주 삭감에도 업계에서는 아이폰 모멘텀을 기대하는 눈치다. 아이폰에 광범위하게 탑재될 것으로 보이는 3D센싱 모듈 공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OLED 모듈 공급량도 지난해 5000만대에서 올해 6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애플의 OLED 제품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44%, 내년 62%로 적용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RFPCB를 납품하는 비에이치와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하는 LG이노텍 등의 이익 증가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LCD 패널을 공급했던 LG디스플레이에게는 악재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이지만 수율에 애를 먹고 있다. 애플은 OLED 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하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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