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현대차 합자 파기설까지…현대차 위기 해결책 없나?
납품 단가 인하 요구 관철 의도…합자 법인 일방적 파기 못해
2017-09-11 06:00:00 2017-09-11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의 영향으로 중국 내 판매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베이징현대차'를 함께 세운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공업투자유한공사(이하 베이징기차) '합자파기'설까지 흘러나오며 현대차그룹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중국 언론은 베이징기차의 '합자파기' 가능성을 언급했고, 국내 일각에서는 이마트처럼 현대차가 중국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의 현대차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현대차 협력업체에 대해 합작사인 북경기차가 불만을 표시했고, 대금 지연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어졌다. 부품업체의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일부 부품업체는 납품을 거부했고, 현대차와 북경기차의 합작법인인 북경현대차는 2차례(1차 1~4공장, 2차 4공장)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현재는 모두 정상 가동 중이지만 공장 가동 중단은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현대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합자회사 '베이징현대'와의 합자 관계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납품 단가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업계에서는 50대 50으로 출자한 합자 법인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납품 단가 인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북경현대차의 경우 생산은 현대차가 재무는 북경기차가 맡고 있다. 북경기차는 특히 납품 단가 인하는 물론 현대차에게 협력업체를 중국 토종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가 현대모비스 등 부품 계열사를 통해 수익을 모두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장기전에 돌인한 현대차는 중국 내에서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현대차도 이를 위해 지난 2일 북경현대차 총경리를 담도굉 중국지원사업부장으로 교체하는 등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이 곧 바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지난 7일 사드 발사대 4기를 성주에 추가로 임시 배치하면서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은 더욱 커지거나 현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따라서 현대·기아차가 올해 글로벌 판매량에서 700만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2년 713만대를 판매한 이후 5년 연속 700만대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판매량이 다시 201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까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462만7412대였다.
 
북경현대차 생산 라인.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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