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개점휴업…법안소위 분리 움직임
방송법 갈등에 법안소위 단 2번…3당 "방송-통신·과학 분리하자"
2017-08-30 15:49:22 2017-08-30 15:49:22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방송’과 ‘통신·과학’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그동안 과방위가 방송 관련 법안을 놓고 대립과 파행을 반복하면서 제대로 된 법안심사를 해오지 못했기에 법안소위 이원화를 통해 논의가 가능한 법안만이라도 조속히 심사하자는 것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은 과방위 법안소위를 이원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이날 “지금이라도 법안소위를 이원화시키는 것이 좋다”며 “지금 상임위 운영이 잘 안되기 때문에 각 당의 원내대표단에서 합의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한번 추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과방위 법안소위의 이원화 문제는 지난해 국회 원구성을 시작할 때부터 제기됐던 사안이었다.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은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향해 방송 부분을 따로 떼어서 통신·과학 부분과 법안소위를 이원화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이날 “원구성할 때 그 논의를 했는데 한국당 소속 위원장과 간사가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그 제안은 초전에 박살났다”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녹소연) 등 시민단체에서도 법안소위를 이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녹소연은 지난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경우 ‘조세’와 ‘경제’와 ‘재정’로 이원화 되어있고, 안전행정위도 ‘안전’과 ‘행정’으로 법안소위를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며 “과방위도 이원화해 운영하는 것이 보다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과방위는 가장 일하지 않는 상임위로 비판받고 있다. 20대 국회 회의 운영현황을 조사한 결과 결산회의가 파행된 상임위는 과방위가 유일하다. 법안처리건수 비율도 전국 꼴찌다. 그동안 302건의 법안이 접수되었는데 단지 15건만이 처리돼 처리율이 단지 5%에 불과하다. 법안소위 개최 횟수는 2회로, 지난 1월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열리고 있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국회의 주요 임무 중의 하나인 결산 심사를 조속히 진행하자고 요구했지만 한국당의 반대에 막혀 결국 무산됐다. 한국당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과방위 결산심사 자체를 실시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 의도는 공영방송의 경영진 거취 문제 등 방송개혁 논의가 ‘공론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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