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인터넷 검색포털
NAVER(035420)(네이버)와
카카오(035720)(다음)가 주요 서비스인 '지도'를 사실상 무료로 개방하며 구글이 장악한 생태계에 맞서고 있다. 일반인은 물론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사실상 공짜로 퍼갈 수 있도록 서비스 문턱을 낮춘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도, 메신저,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는 지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무료 사용량을 대폭 확대했다.
네이버 지도 앱(왼쪽)과 다음 지도 앱. 양사는 지난 10월 지도API 무료 사용량을 대폭 확대했다. 사진/각사
네이버는 웹과 앱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하루 20만건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앱 하루 5000건, 웹 하루 10만건 까지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고 상업적 이용 시 별도 제휴 절차가 필요했다. 네이버의 이번 정책 변경으로 국내에서 지도 관련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는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네이버 지도 API를 무료로 쓸 수 있게 됐다. 지도 API 사용이 하루 20만건을 초과할 정도의 사용량을 가진 기업은 국내에서 7개 정도에 불과하다.
송창현 네이버 CTO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네이버의 오픈 AP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 API의 사용량도 확대했다"면서 "오픈 API의 확산은 장기적으로 스타트업과 플랫폼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만큼 지도 API 분야에서도 개발사의 의견에 귀 기울여 서비스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기업 사용자를 대상으로 웹과 앱 모두 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하루 30만건으로 확대했다. 개인은 하루 20만건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카카오 지도 API를 사실상 완전 무료로 개방한 것이나 다름 없다. 카카오 지도 API는 다음 개발자 플랫폼에 접속해 바로 이용가능하며 간단한 약도 삽입은 회원가입, API 이용 등록 절차 없이도 지도 서비스내에 '지도 퍼가기' 기능으로 활용 가능하다.
지난 2008년부터 공개를 시작한 카카오의 지도 API는 현재 중앙응급의료센터, 한국고용정보원, 사회보장정보원 등 공공기관과 지자체를 비롯해 여기어때, 직방, 알바몬, 벼룩시장, 스타벅스, 이디야, 쏘카, 옥션, 지마켓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하고 있어 관련 생태계를 살 찌우고 있다.
양사의 정책 변화를 통해 향후 라이브러리 용량, 지적편집도 등 기능 개선 여부에 따라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맛집 검색 기업 다이닝코드는 이번 정책 변경 이후 실제로 구글 지도에서 네이버 지도로 갈아탔다. 구글 지도API의 경우 웹은 유료, 앱은 무료로 풀고 있어서 다이닝코드처럼 웹 서비스 제공량이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선택의 폭이 달라질 수 있다. 다이닝코드 관계자는 "웹에서의 지도API 무료 제공량이 타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네이버를 선택하게 됐다"며 "매월 최소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구글맵'으로 탄탄한 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했듯이 국내 검색포털들도 소프트웨어(SW) 우호 세력을 넓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 구글에서 국내 검색포털이 제공하는 지도API로 전환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구글은 구글맵의 API 사용량을 앱에선 무제한으로 풀어주고 있으나 PC에선 하루 2만5000회까지 제한을 두고 있다. 이를 넘어서면 1000회당 0.5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지도를 중심으로 한 위치기반 서비스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초점을 맞춰 지도콘텐츠를 개방하며 벤처와 스타트업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우군을 늘림과 동시에 구글을 퇴치할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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