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7500선까지 하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녹인(Knock-in, 원금손실) 구간이 증가하고 있다. 원금손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홍콩 H지수는 11일 396.95p(-4.93%), 12일 152.55p(-1.99%) 하락하면서 14일 현재 7505.3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초 1만50.36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무려 25%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H지수 ELS 상품의 녹인 규모를 최대 12조원까지 추정하는 등 불안감이 점증하자 금융당국이 긴급 해명에 나섰다.
H지수가 급락한 가운데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이 12일 손실우려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12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H지수가 하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일부 상품이 녹인 구간에 진입했으며, 7500선까지 하락할 경우 녹인 구간 진입규모는 4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발행된 상품 중 96.7%가 2018년에 만기가 도래해 그 사이 지수가 회복되면 투자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H지수의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해 향후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H지수 기초 ELS 발행규모는 전월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8조3985억원, 4월 5조4249억원에 이르렀던 H지수 ELS 발행규모는 중국과 홍콩 증시의 급락과 금융당국의 H지수 쏠림현상 지적에 9월 1조584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후에도 10월 2881억원, 11월 5368억원, 12월 4024억원, 올해 1월 3642억원으로 축소됐다. 또한 1월 발행건수 176건에 비해 2월에는 14일 기준 35건에 불과해 이달 발행금액은 1월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부터는 발행규모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이 연구원은 “H지수가 500 단위로 하락할 때 녹인 구간은 2조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만약 H지수가 6500선까지 떨어진다면 녹인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1월에도 H지수 상품의 발행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의외로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과거의 경험을 통해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해서 손실이 확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했으며, 발행규모 증가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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