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중소기업 대상 대출업체인 CIT 그룹이 정부 구제자금을 빠른 시일 내 받기 힘들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CIT 그룹이 붕괴해 미국 역사상 4번째로 큰 파산을 기록할 공산이 커졌다.
이날 CIT는 장 마감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미 당국자들과의 협상이 끝났고 "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은 단기내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자들과 협상에 나섰던 CIT의 이사회와 경영진들은 현재 대안책을 모색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신용평가사 S&P는 CIT가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CIT가 파산한다면 이는 GM, 엔론, 바클레이즈 캐피털에 이어 4번째로 규모가 큰 대형 파산이 될 전망이다.
파산 가능성이 고조된 영향으로 이날 CIT 주가는 1.64달러까지 추락했다. 1년전에 비해 72% 급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을 주고객으로 삼는 신용평가사 이건 존스의 신 이건 사장은 "CIT의 마지막 호소가 거절당함에 따라 대안은 몇 가지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건은 "불행히도 CIT의 상황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자본을 제공하려는 기업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CIT가 파산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놀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을 주고객으로 삼는 대출업체 CIT가 파산할 경우, 가장 피해를 입는 분야는 의류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600억달러가 조금 넘는 자산을 보유한 CIT에 대해 정부는 '대마불사' 논리를 대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크레딧사이츠에 따르면 CIT는 실제로 미국 소매업체와 제조업체 분야 중 1%를 밑도는 수준의 대출만을 감당하고 있다.
한편 이날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오전 경제 전문가들과의 모임에서 재무부에 CIT 상황과 관련,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정부 관료들 사이 CIT 문제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또 다른 대변인인 메그 레일리의 경우 이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레이시 멀린 전미 소매업체 연합회 회장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신에서 "CIT는 소매업체 분야에 매우 중요하며 소매업체는 또 경제 회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CIT의 실패가 수천개의 소매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소매업체들이 이미 경기침체속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CIT의 파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날 오전 9시16분 기준, S&P선물은 2.50포인트(0.27%) 떨어진 924.75를 기록중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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