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불거진 ‘불법 고용’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전기차 신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재향군인(퇴역 군인) 채용 비율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군사시설 및 참전 용사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재향군인 채용을 늘리는 현지인 중심의 정규직 고용 기조로 신뢰 회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HMGMA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HMGMA는 현재 전체 임직원의 6% 수준(약 120명)인 재향군인 채용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추가적으로 300여명의 인원을 채용할 방침인데, 이 과정에서 현지 재향군인 채용 비율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채용 확대 방침은 지난해 HMGMA 건설 현장에서 발생했던 불법 고용 논란 이후 구체화됐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HMGM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을 포함한 노동자 수백 명을 체포한 바 있습니다. 이는 단일 사업장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이민법 집행으로 기록되며 한미 양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당시 단속 여파로 현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현대차가 미국 내에서 신뢰도가 높은 재향군인 고용을 부각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차가 재향군인 채용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들의 높은 책임감과 신속한 임무 수행 능력이 현지 공장 생산 라인 안정화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재향군인은 군 복무 과정에서 규율과 책임감을 갖춘 인력으로 평가받는 데다, 출퇴근 시간 준수나 조직 내 위계 적응 등 제조업 현장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 전반에서 선호도가 높은 채용군으로 꼽힙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 국가여서 군 경력을 지닌 인력 자체가 희소한 자원으로 평가받는다”고 했습니다. 특히 조지아주는 군사시설이 밀집한 지역으로, 지역사회 내 재향군인에 대한 신뢰도와 지지 기반이 두터운 곳으로 꼽힙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재향군인 채용 확대가 단순한 인력 충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지 사회에서 존중받는 채향군인 채용을 전면에 내세우면 현지인 우선 고용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부각할 수 있고, 이민 당국 단속 이후 불거진 부정적 여론을 상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9월4일(현지시각)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 뉴시스)
현대차 역시 조지아주 남동부 지역의 군사시설 및 참전 용사 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HMGAM는 불법 고용 논란 이후 미국인 대상 공개채용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재향군인 우대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HMGMA는 지난해 9월 소셜미디어 공고를 통해 지역의 2년제 기술전문대학인 서배너테크에서 채용박람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이 실시된 이후 처음 열린 공식 채용 행사였습니다. 현대차는 여러 부문에서 인력을 채용하며 현장 면접을 진행하고, 행사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되 특히 군 복무자와 재향군인을 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채용 확대 방침은 현대차가 앞서 진행해 온 현지 여론 관리 행보의 연장선으로도 풀이됩니다. 현대차는 앞서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가 뉴욕에서 투자자 행사를 열고 조지아 메타플랜트 공장의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27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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