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상 토큰으로 구현하는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토큰증권(STO) 제도화가 본격화한 가운데, 앞으로는 한국 국채와 펀드, 수출채권 등을 토큰화해 해외 투자자에게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차후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0일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RWA 시장은 지난 2023년 8월 약 15억달러에서 이달 13일 기준 약 388억6000만달러로 무려 26배가량 성장했습니다. 해외에서는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까지 토큰화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상 토큰으로 구현하는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미지=챗GPT)
한국 자산을 글로벌 RWA 시장과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타이거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채·펀드·수출채권 등을 해외에서 토큰화 상품으로 만들고, 홍콩의 라이선스 금융사를 통해 해외 전문투자자에게 유통하는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관건은 이런 모델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느냐입니다. 해외 사업자가 한국 국채를 매입해 해외에서 RWA 상품을 발행하는 것 자체는 국내법상 큰 제약이 없지만, 국내 사업자가 한국 자산을 기반으로 직접 RWA를 발행·유통하려면 규제 장벽이 남아 있습니다.
조원희 한국웹3블록체인협회 회장은 "해외 회사가 한국 국채를 매입해 해외에서 RWA를 발행하는 것은, 국내법이 아니라 해외법 적용 이슈여서 그 자체로 제한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국내에 있는 자산을 가지고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RWA를 발행하고 유통하는 게 현재로서는 규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예 출발 자체를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첫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STO 제도화만으로 해외 유통까지 곧바로 열리는 것은 아닌데요. 발행 이후에도 결제·정산과 원장 간 이동, 외환·자금세탁방지(AML) 등 여러 제도가 함께 맞물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RWA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이 나왔습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발행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에서 이제는 실제로 쓰이게 하는 제도로 가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국경을 넘어 글로벌 자본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유통을 위해서는 국내에서 발행된 토큰이 다른 금융 인프라와 연결될 수 있어야 합니다.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는 공모 확대와 결제 토큰, 원장 간 이전, 국경 간 유통 등을 향후 과제로 꼽으며 "미국 주식은 이미 토큰으로 세계 투자자에게 팔릴 수 있는데, 그 진열대에는 한국 주식도, 한국 국채도 아직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결제도 핵심입니다. 자산은 블록체인에서 빠르게 이동하더라도 대금 결제가 기존 은행망을 통해 이뤄지면 토큰화의 장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해외 투자자가 국내 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결제수단과 정산 방식, 외환 규율 등을 함께 정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RWA가 주목받는 것도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와 유통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회장은 "RWA는 증권 유통이 훨씬 용이해지고 스테이블코인 등을 통해 은행 중개 없이도 매입·유통할 수 있는 망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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