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스마트폰을 장악한 안드로이드가 웨어러블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 탈 안드로이드를 위해 뭉친 타이젠연합은 시장 선점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타이젠 연합이 타이젠 운영체제(OS)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웨어러블기기로 선을 보였다.
삼성전자(005930)는 처음으로 내놓은 손목시계형 웨어러블기기인 '갤럭시 기어'의 후속작으로 '기어2'를 출시했다. 여기에는 타이젠 플랫폼이 적용됐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일본 NTT도코모 등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의 차세대 OS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의존하지 않는 제3의 독립 OS를 목표로 뭉쳤다.
◇삼성전자가 MWC 2014에서 기어2를 공개했다.(사진=뉴스토마토)
앞서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갤럭시기어를 웨어러블 시장에 내놓으며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고, '갤럭시노트3' 이외에 다른 스마트폰과는 연동이 되지 않는 등의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기어2에서는 이를 보안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OS 대신 타이젠 OS를 적용하는 묘안을 꺼냈다. 타이젠은 안드로이드보다 몸집이 가벼운워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전기전자 업계 관계자는 "이미 안드로이드와 iOS가 절대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것보다 현재 백지 상태와 다름 없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타이젠을 선보이는 게 더 승산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기어2 공개와 함께 기어2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도 공개했다. 타이젠을 기반으로 한 기어2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기어2가 출시되면 웨어러블 시장에서 타이젠 존립 여부가 갈릴 예정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은 MWC 2014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올해부터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크리에이터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시장 성장을 주도해 올해부터는 실적에 확실히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최초로 스마트안경인 '구글 글라스'를 선보인 구글도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안드로이드를 안착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LG전자(066570)와 손을 잡고 오는 6월 열리는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안드로이드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SDK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부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콘퍼런스에서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의 제조업체를 위해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SW 개발 도구를 2주 내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이 이처럼 개발 도구를 공개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벗어나려는 삼성 등 IT관련 제조사들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피차이 부사장은 이에 대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시장 반응을 많이 얻으려고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되기 훨씬 이전에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공개할 계획"이라는 발언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감지할 수 있다.
세계 전기전자 업계가 웨어러블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여기면서 삼성전자와 구글 뿐 아니라 인텔, 화웨이, 소니 등 10개 이상의 업체가 뛰어 들었다. 애플도 올해 안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발표할 것으로 예고했다.
올해 웨어러블 기기가 다양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OS 시장을 누가 선점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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