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금융지주' 전환, 한 여름 밤의 꿈
자베즈·JC파트너스 10여년간 대주주, 중앙회 인수 대금 지원 등 활약도
2025-07-14 15:25:23 2025-07-14 18:28:09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베즈·JC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위탁운용사(GP)를 끼고 우회적으로 MG손해보험 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던 건 금융지주사 전환을 염두한 행보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여년 동안 자베즈파트너스(2013년), JC파트너스(2020년) 등 사모펀드가 MG손보 대주주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3년 2월 약 1800억원의 인수 대금을 지급하고 인수했으며, JC파트너스는 2020년 4월 금융당국 대주주 변경을 승인받고 MG손보를 넘겨받았습니다. 
 
MG손보 최초 전신은 1947년에 설립된 국제손해보험입니다. 미국 군정청 허가를 받고 설립된 손보사로 1975년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돼 자동차보험,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을 판매해 사세를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2001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받으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02년 극동유화그룹 계열사 근화제약이 인수했지만, 10년 만인 2012년 또다시 부실금융기관을 지정 받아 이듬해(2013년) 자베즈파트너스-새마을금고중앙회 컨소시엄에 매각됐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해 MG손보 정상화에 나섰지만, 실적 반등을 이끌지 못하고 2020년 JC파트너스에 재매각됐습니다. 
 
그러나 사모펀드들은 표면적인 대주주에 불과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중앙회가 대주주만 갈아치우고 이들 사모펀드가 만든 투자합작사(유한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단 관측입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그린손보 인수 당시 중앙회의 자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회의 MG손보 보유 지분은 6.07%에 불과했으나, 93.93%의 지분을 가진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중앙회가 재무적투자자(LP)로 참가하면서 실질 지배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JC파트너스가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제이씨어슈어런스제1호유한회사를 앞세워 95.55% 지분을 가져갔습니다. JC파트너스의 경영 개선 계획 조건부 승인에 따른 자본 확충 2000억원 중 100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에 새마을금고는 가장 큰 금액인 3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다만 중앙회는 JC파트너스로 대주주 변경을 기점으로 현재 상표권 계약만 맺고 직접적인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보험업권 M&A 시장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모펀드를 통해 상표권 계약만 유지하고 MG손보의 실질적 운영을 사모펀드에 맡기는 식으로 우회적으로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마을금고란 은행 채널을 가졌음에도 보험사를 보유하려는 것은 보험설계사 중심의 대면 영업 채널을 가져감으로써 영업과 수익 확대 차원의 니즈가 컸다”며 “종합금융지주 전환을 꿈꾼 중앙회의 목적이 깔린 행보로 보인다”고 바라봤습니다. 
 
1960~1970년대 제조업 기반을 모태로 하는 대형 손보사들과 달리 작은 단독 보험사로 출발한 MG손보는 영업 면에서 시작점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인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결과적으로 농협금융과 같이 공제회와 별도로 종합보험사 따로 보유한 금융지주 형태를 지향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실제 MG손보가 사모펀드에 넘어갔던 당시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임기 내내 금융지주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2018년 3월까지 M&A를 통해 종합금융협동조합이란 비전을 실현하겠다며 각종 규제 완화, M&A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이러한 기조가 남아 있는 게 아니냔 시각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MG손해보험 사옥. (사진=각 사)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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