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생후 15개월 된 딸을 추운 베란다에 방치해 사망하게 한 부모에게 법원이 항소심에서 형을 가중했다.
대전고법 형사합의1부(재판장 이원범)는 자신의 아이를 방치해 사망하게 한 혐의(유기치사)로 기소된 고모씨(24·여)와 동거남 김모씨(31·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스스로 두꺼운 패딩점퍼를 입을만큼 낮은 기온을 인식 했음에도 아기의 안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직접적인 행위로 딸이 사망했는데도 범행 직후 별 다른 반성의 빛 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고씨에 대해 "뒤따라 온 김씨가 집을 나올 때 아기를 베란다에 내놓을 것을 예견하거나 용인했을 것으로 보기 어려워 형사책임은 지울 수 없지만, 몇 시간 동안 아기를 홀로 둔 것에 대해 유기죄의 공범책임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늦게나마 반성하고 있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모든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지난 2012년 4월 밤10시20분 쯤 김씨와 고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에 가기로 했다. 김씨는 고씨를 먼저 보내고 약 20분쯤 후 아기를 민소매 상의와 기저귀만 입힌 채 창문이 열려있는 베란다에 내놓은 후 아기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베란다 문을 잠근 뒤 피씨방으로 뒤따라 갔다.
두 사람은 이튿날 오전에서야 집으로 돌아와 베란다 바닥에 엎드려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도 그날 저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아기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1년6월을 선고했고 고씨와 김씨,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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