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분기에 이어 또 한번 바닥 다지기에 들어섰다. 석유수지를 생산하는 화학 부문을 제외하고 주력 사업부의 실적이 모두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석유수지가 견조한 실적으로 버팀목이 되는 가운데 2분기에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오롱인더(120110)는 13일 기업설명회를 갖고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682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70%, 43.13% 하락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4.65% 하락한 189억원을 기록했다.
패션 부문 비수기 진입과 산업자재, 필름 부문 등이 공급과잉과 시황부진 영향에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이어 또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분기 8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반토막난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바닥을 다진 것으로 봤던 산업자재와 필름 부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반등의 계기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타이어코드 등 자동차보강재를 주로 생산하는 산업자재 사업부는 전분기보다 매출은 3797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약간 하락한 176억원을 기록했다. 타이어 코드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홍성안 코오롱인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타이어 코드의 경우 분기별로 공급가격을 결정하는데 2분기에는 공급가격이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며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지만, 생산량과 재고를 조절하면서 수급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어 2분기에는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름 부문도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필름 시황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1588억원)과 영업이익(50억원) 모두 하락했다.
회사 측은 지난 2009~2011년까지 호황기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필름 부문은 시장에서 증설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실적 개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홍성안 CFO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광학용 필름으로 설비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당장에 개선은 어렵겠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어 오는 3분기부터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패션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전분기 대비 매출(3017억원)과 영업이익(151억원)이 모두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해서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중국에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면서 소폭 하락했다.
나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미국 듀폰과 진행하고 있는 아라미드 섬유 관련 소송 비용이 전분기 150억원 수준에서 109억원으로 하락했다. 이에 전분기 22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기타·의류 소재 부문은 적자폭을 크게 줄여 9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산업자재와 필름 부문이 지난 분기와 특별하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시장이라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황이 개선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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